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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H 사태, 공정위도 나섰다…알펜시아리조트 담합 제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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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공정거래위원회가 KH그룹의 강원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담합 혐의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배상윤 KH 회장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경제 공동체’로 알려져 있다. 검찰이 KH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나선 상황에서 공정위까지 ‘지원 사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김상선 기자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김상선 기자

한 회사인데, 두 곳처럼 입찰 참여

17일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3일 KH에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를 발송했다. 전원회의를 열어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2021년 강원도가 알펜시아 리조트를 민간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입찰 담합이 있었다고 봤다. 당시 입찰엔 KH강원개발과 평창리츠(KH리츠)가 참여했고, KH강원개발이 7115억원에 알펜시아리조트를 낙찰받았다.

두 회사가 사실상 KH의 계열사라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하나의 회사가 계열사 설립을 통해 정상적인 입찰인 것처럼 꾸미면서 낙찰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공정위는 이 과정에서 KH가 내부적으로 입찰 가격까지 담합했다고 보고 있다. 알펜시아리조트의 최종 낙찰가를 자체 담합을 통해 낮게 결정했다는 의미다. 리조트 건설에는 1조6000억원이 들었고, 최초 감정가는 1조원이었다.

고발 의견 포함…검찰도 KH·최문순 노린다

공정위가 발송한 심사보고서엔 검찰 고발 의견이 포함됐다. 한편 KH 측은 단독 입찰로 인한 유찰을 피하기 위한 행위였다는 입장이다. 앞서 알펜시아 리조트가 4차례 공개매각을 진행했지만, 입찰 참여자가 없어 모두 유찰된 만큼 담합으로 인해 경쟁을 제한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 통상 유찰 방지 담합은 제재 수위가 세지 않지만, 조사 과정에선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진 서울 강남구 KH그룹. 뉴스1

지난해 12월 검찰 압수수색이 이뤄진 서울 강남구 KH그룹. 뉴스1

전원회의에서 고발이 이뤄질 경우 검찰 입장에선 배상윤 KH 회장을 압박할 ‘카드’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된다. 해외 체류 중인 배 회장은 지난 1월 검찰 측에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입국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KH의 주가조작, 배임, 대북송금 연루 의혹과 함께 알펜시아 입찰 방해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최문선 전 강원도지사도 수사 대상이다. 최 전 지사가 알펜시아 입찰 전 배 회장을 만나 입찰 참여를 요청했고, 입찰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공정위가 담합으로 판단할 경우 최 전 지사의 입찰방해 혐의도 짙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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