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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도 당의 자산"…김기현과 '해촉 갈등'에 답답한 용산

중앙일보

입력

최근 상임고문 해촉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상임고문 해촉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모습. 연합뉴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13일)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한 말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17일 통화에서 “당의 홍 시장 해촉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며 “대통령실의 의중과는 별개로 벌어진 일”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 해촉이 윤석열 대통령 뜻과 무관함을 밝힌 것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이 여전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당대회 이후 당무 언급을 자제해왔다. 당내 문제는 김기현 대표에게 일임한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홍 시장의 해촉에 대한 입장을 밝힌 건 당내 갈등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 때문이다. 홍 시장 해촉 이후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윤 대통령 부정평가는 갤럽 기준 37%(4월 7일)→53%(4월 14일)로 치솟았다. 14일 갤럽 발표(11~13일 성인남녀 1002명 조사)에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7%를 기록했다. 5개월 만에 20%대로 내려앉은 수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대통령실은 전광훈 목사 등과의 단절 필요성도 당에 얘기하고 있다고 한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전광훈을 잘라야지 왜 홍준표를 자르나, 완전히 오발탄”이라며 “전광훈 등 극우세력하고 단절하라는 것은 윤 대통령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홍 지사가 목소리를 연일 높이는 것도 이런 윤 대통령의 의중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 시장은 16일 밤에도 SNS에 “지금 전광훈 사태를 내가 침묵하고 그냥 지나간다면 김기현 대표는 모든 책임을 나에게 뒤집어씌우고 해촉했다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글을 썼다가 뒤늦게 삭제했다. 홍 시장은 해촉 이후 사실상 매일 페이스북에 김 대표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해촉이 윤 대통령의 뜻이었으면 홍 시장이 지금처럼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도 “홍 시장에겐 대구공항 등 정부의 예산과 입법 지원이 필요한 지역 사업이 한가득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 내에선 홍 시장 발언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9일 홍 시장이 100분 토론에 출연해 윤 대통령을 ‘정치 초보’라고 지칭한 것에 대해 한 대통령실 참모는 “안에서 불쾌해하는 분위기가 상당했다”고 전했다. 전광훈 목사 이슈를 홍 시장이 불필요하게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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