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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사 자격증까지 딴 교수…18년째 매주 200명씩 유학생 초대

중앙일보

입력

지난 12일 낮 12시 대전시 서구 도안동 목원대 채플(대학 내 교회) 식당. 앞치마를 두른 교수들이 제육볶음·불고기 등 음식을 만들고 과일을 깎았다. 이 대학 외국인 유학생에게 점심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12일 대전 목원대 채플(대학교회) 1층 식당에서 유병부 교수(왼쪽 요리사 복장)가 외국인 유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목원대]

지난 12일 대전 목원대 채플(대학교회) 1층 식당에서 유병부 교수(왼쪽 요리사 복장)가 외국인 유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목원대]

이날 점심 준비에는 목원대 국제협력처 유병부(60) 교수를 비롯해 대학원 이효림 교수,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이서영 교수, 경영학과 문태형 교수, 국제예술산업학부 한유정 교수가 참여했다. 외국인 유학생 도우미 15명도 나눔에 동참했다. 유병부 교수 등은 대전남부교회 후원을 받아 제육볶음 200인분과 불고기·샐러드·과일·음료수 등을 장만했다.

친구들과 점심을 먹은 한 유학생은 “아직 한국음식과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데 이렇게 좋은 자리에 초대해줘서 감사하다”며 “다음에는 더 많은 친구와 함께 찾을 생각”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매주 1회씩 채플에서 점심 나눔을 진행하는 행사는 ‘사랑의 샘터’로 불린다. 사랑의 샘터는 2019년 작고한 고(故) 김성엽 무역학과 교수가 2006년 외국인 유학생의 생활 안정과 선교를 목적으로 시작했다. 김 교수가 작고한 뒤에는 유병부 교수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유 교수는 “유학생들에게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한식 조리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고 한다.

지난 12일 대전 서구 목원대 채플(대학교회)에서 유병부 교수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제공할 음식을 만들고 있다. [사진 목원대]

지난 12일 대전 서구 목원대 채플(대학교회)에서 유병부 교수가 외국인 유학생에게 제공할 음식을 만들고 있다. [사진 목원대]

유병부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점심 나눔을 진행하고 있다”며 “유학생들이 사랑의 샘터를 통해 좋은 기억을 갖고 돌아가 목원대를 알리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병부 교수는 교회 등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사랑의 샘터를 운영 중이다. 올해 1학기에는 중촌감리교회와 목원대 교직원 해외선교회 등이 샘터 지원에 나섰다. 대전남부교회 류명렬 목사는 최근 목원대를 찾아 “외국인 유학생들의 식사 비용에 써달라”며 300만원을 기탁했다.

류 목사는 “한국인의 따뜻한 마음을 외국인 유학생에게 전하는 사랑의 샘터에 동참하기 위해 성의껏 준비했다”며 “목원대에서 유학하는 학생들이 모국으로 돌아가 사회 각 분야 지도자로 성장하고 봉사하는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 12일 대전 서구 목원대 채플(대학교회) 1층 식당에서 이효림 교수(왼쪽)가 외국인 유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목원대]

지난 12일 대전 서구 목원대 채플(대학교회) 1층 식당에서 이효림 교수(왼쪽)가 외국인 유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목원대]

목원대 이희학 총장은 “매주 유학생 200여 명이 사랑의 샘터에 참여해 따뜻한 식사와 함께 많은 것을 체험하고 있다”며 “점심 나눔으로 유학생을 돕는 사랑의 쉼터 운영진과 후원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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