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떼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 뉴욕시가 쥐 퇴치 담당관인 '쥐 짜르'(rat czar)를 사상 처음으로 임명했다. 최초의 쥐 짜르로 뽑힌 캐슬린 코라디(34)의 연봉은 15만5000달러(약 2억227만원)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지난 12일 교육부 직원인 코라디를 시 최초의 설치류 퇴치 담당관으로 임명했다. 전직 초등교사 출신인 코라디는 최근까지 시 교육부에서 토지 사용 지속 관련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교내 쓰레기 배출 줄이기 정책을 주도하면서 쥐 개체수 감소에 앞장서 그 공을 인정받기도 했다.
뉴욕시는 코라디를 책임자로 임명하며 "쥐 개체군과 싸우기 위한 추진력과 결단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다"며 "코라디는 이번 일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밝혔다.
코라디는 임명식에서 "쥐는 위생, 건강, 주택, 경제 등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징후"라며 "뉴욕이 '피자 쥐'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게 과학적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라디가 언급한 '피자 쥐'는 지난 2015년 뉴욕의 한 지하철 계단에서 쥐가 자기 몸집보다 큰 피자 조각을 옮겨 화제가 된 영상에서 나온 말이다. 최근에는 쥐가 지하철 안에서 잠든 시민의 몸 위를 기어다니는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뉴욕시에 쥐 떼가 더 자주 출몰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뉴욕시가 쥐 관련 신고를 온라인으로 처음 집계한 2010년 해당 건수는 1만500건이었다. 하지만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에는 두 배가 넘는 2만5000건, 2021년에는 3만건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약 6만건의 쥐 목격 사례가 보고됐다.
시가 방역 정책의 일환으로 식당 실내 영업을 제한하고 야외 테이블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매장이 늘어난 데다, 쥐와 해충 등 방역 업무를 맡았던 시 공무원들이 대규모 백신 접종소에 배치된 것도 쥐 개체수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시는 지난해 12월 '쥐잡기 책임자' 채용 공고를 냈다. 시는 구인 광고에서 "뉴욕에 서식하는 쥐 떼와 싸우기 위한 '킬러 본능'과 '신념'이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봉 12만~17만 달러(약 1억5000만원~2억2000만원)를 받을 수 있는 이 업무에 대한 자격 요건은 대졸 이상에 5년 이상의 전문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