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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안고도 최민희 고집하는 野…MB때 '거수기' 악몽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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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3이냐, 3대 2냐.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 임명을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방통위 상임위원 교체다.

최 후보자를 임명하면 방통위는 당분간 야당 우위 구조로 굴러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연일 최 후보자가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결격 사유가 있다며 민주당에게 추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추천 몫의 방통위원 임명을 지체하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맞서고 있다.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방통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은 대통령이 지명한다. 나머지 3명은 국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회 추천 몫은 여당 1명, 야당 2명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방통위 상임위원 야당 추천 몫에 최 후보자를 추천하는 안건을 단독 통과시켰다. 전임 안형환 전 부위원장이 2020년 3월 당시 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추천 인사라 현재 야당인 민주당에게 추천권이 있다는 논리였다.

여권은 민주당 추천 후보를 임명할 경우 여야 구도가 1대 3으로 기울어지기 때문에 여야를 3대 2로 둔 법 취지에 어긋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통령 추천 인사인 김창룡 위원이 지난 5일 퇴임한 뒤로 방통위는 현재 한상혁 위원장과 김현(민주당 추천)·김효재(국민의힘 추천) 위원 등 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최 의원이 방통위에 합류하면 1(김효재) 대 3(한상혁·김현·최민희) 구도가 된다.

민주당은 남은 3명의 임기가 오는 7~8월 차례로 만료되면 방통위 구성이 여야 3대 2로 맞춰진다며, 최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여야가 이렇게 힘겨루기를 하는 건 방통위 상임위가 KBS·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 추천·임명 권한과 방송사 인허가 등의 막강한 권한을 갖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최 후보자의 과거 언행이 논란을 키운 측면도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의의장은 11일 페이스북에 “최 씨가 일으킨 논란은 하나같이 통상적 사고를 벗어난 편 가르기와 해괴한 논리, 이중잣대 일색”이라며 “자신의 저서를 통해 ‘홍위병이면 왜 안 돼냐’고 되묻는 것은 예사”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최 후보자가 2018년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로 벌금 150만원형을 확정받은 것도 부적격 사유로 본다. 최 후보자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으로 근무해 이해충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박성중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최민희) 추천안에 대해 의사진행발언을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성중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최민희) 추천안에 대해 의사진행발언을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최 후보자의 유죄 경력 등의 리스크를 안고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반기가 되면 여야가 3대 2의 구도가 되는 만큼, 정부·여당과 맞서 싸울 인물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출신인 최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에도 강경파로 분류됐다. 민주당 안팎에선 이명박 정부 시절 1기 방통위원 추천이 뼈아픈 경험으로 거론된다. 당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추천한 이병기 서울대 공대 교수는 2008년 8월 정연주 KBS 이사장 해임 사건과 이듬해 미디어법 파동 때 야권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여당 거수기냐”는 비판을 받았고, 끝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다.

다만 최 후보자를 고집하는 민주당에 대해 언론계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MBC 노조위원장과 사장을 지낸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9일 페이스북에 “정파를 초월해 독립적인 역할을 할 위원이 필요한데 최 전 의원이 적합하다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고 적었다.

국회 안팎에선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심사 의혹과 관련해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한상혁 위원장의 검찰 기소를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한 위원장이 기소될 경우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에 따라 직위해제를 할 수 있다. 이를 기점으로 임명 절차가 잇따르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회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8월 가서 우리가 여당 추천 몫을 우리가 반대하고 부결시키면 어떻게 할 거냐”며 “어느 여당과 대통령이 이렇게 행정기관을 불능 상태로 만들어버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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