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이 개막과 동시에 무시무시한 탈삼진 능력을 뽐내고 있다. 당장 메이저리그(MLB) 마운드에 올라도 손색이 없는 구위로 두 경기 연속 타자들을 압도했다.
안우진은 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면서 1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역투했다. 투구 수는 96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8㎞를 찍었고, 슬라이더도 시속 147㎞까지 나왔다. 올 시즌 첫 2경기에서 쌓아올린 삼진 수가 벌써 24개다.
안우진은 이미 지난 1일 한화 이글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탈삼진 12개를 기록해 역대 개막전 한 경기 최다 기록을 27년 만에 갈아치웠다. 그런데도 경기 내용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쉽게 승부해야 할 상황에서도 맞혀 잡지 못해서 6회까지 공을 112개나 던졌다. 다음 등판에서는 투구 수 관리에 더 신경을 많이 쓰겠다"고 했다.
그는 그 다짐을 바로 다음 등판에서 실행에 옮겼다. 올 시즌 두 번째 등판인 이날 6회까지 볼넷 하나만 내주고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막아내면서 투구 수를 80개로 끊었다. 1회 말을 박세혁의 삼진 포함 삼자범퇴로 마쳤고, 박석민과 오영수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2회 말도 공 11개로 끝냈다. 7~9번 하위타선과 만난 3회 역시 삼자범퇴.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아웃카운트 3개를 채우는 데 공 8개면 충분했다.
안우진은 4회 말 1사 후 박세혁에게 볼넷을 내줘 첫 출루를 허용했다. 투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볼 4개를 연속으로 던진 게 화근이었다. 그러나 흔들리기는커녕 더 강해졌다. 다음 타자 박건우-손아섭, 5회 말 박석민-오영수-김주원, 6회 말 선두 타자 한석현까지 여섯 타자 연속 탈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6회까지 탈삼진 수가 이미 11개였다.
유일한 아쉬움은 마지막 이닝의 실투 하나였다. 안우진은 0-0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7회 말 1사 후 박세혁과 다시 풀카운트로 맞섰다. 7구째 직구(시속 156㎞)를 던지다 가운데로 몰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얻어 맞았다. 이날의 첫 피안타가 하필이면 홈런이라 개막 13이닝 만의 첫 실점으로 이어졌다.
안우진은 후속 타자 박건우에게도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이번에도 금세 평정을 찾았다. 손아섭을 투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솎아낸 뒤 다음 타자 박석민에게 이날의 12번째 삼진을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임무를 마쳤다. 다만 개막전과 마찬가지로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 대신 시즌 첫 패전을 안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