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골프' 김영환 '술'…산불에 되레 논란 불지른 與도지사

최근 산불 화재 진압 과정에 대한 대처로 구설에 오른 국민의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왼쪽)와 김영환 충북지사. 연합뉴스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최근 산불 진화 과정에서 잇단 구설에 올랐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30분 강원 춘천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30분가량 골프를 쳤다. 그런데 당시 강원 홍천에서는 오후 3시 49분에 난 산불로 소방당국이 헬기 4대, 대원 117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는 중이었다. 산불은 2시간여 만인 오후 6시에서야 진화됐다.

김 지사가 진화작업 중 골프연습장 방문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이에 강원도청은 “김 지사가 1시간짜리 연가를 내고 조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연가신청일이 4월 3일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거짓말 논란까지 더해졌다. 김 지사는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달 30일 충북 충주에서 열린 민간단체모임에 참석한 모습. 사진 독자제공

김영환 충북지사도 산불 진화작업이 한창인 상황에서 술자리에 참석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달 30일 오후 1시 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31일 오전 9시 30분에야 진화됐다. 그런데 산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은 지난달 30일 밤 김 지사는 충북 충주 시내 주점에서 열린 민간단체와의 간담회에 참석했다. 논란이 되자 충북도청은 “김 지사가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지난 3일 충북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사가 가면 진화작업에 방해가 될 수 있어 산불 현장에 가는 것이 꼭 바람직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지난해 11월 김진태 강원지사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레고랜드 이슈의 본질은 무엇인가?' 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광역단체장의 논란은 전에도 있었다. 특히 김진태 지사는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조성을 위해 발행된 20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해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혀 금융시장 불안감을 확산시켰다. 이에 정부는 ‘50조원+α’ 규모의 시장안정 조치를 황급히 발표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자체장의 잘못에 당이 후폭풍을 그대로 맞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 총선을 1년 앞두고 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겪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서다.

2일 오전 11시께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김태흠 충남지사가 지휘 본부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4일 오전 충남 홍성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방문해 진화현장을 점검하기로 했다. 예정에 없었지만 김 대표가 이날 오전 결정한 일정이다. 홍성 산불은 지난 2일 오전 11시 발발한 뒤 이틀째 꺼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금은 전쟁상황”이라며 진화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