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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대한항공 천하… 3년 연속 통합 우승에 트레블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뉴스1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는 대한항공 선수들. 뉴스1

남자배구 대한항공이 또다시 가장 높이 날아올랐다.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2(22-25, 13-25, 25-22. 25-17, 15-11)로 현대캐피탈을 이겼다. 링컨 윌리엄스가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33점)을 올렸고, 정지석(17점)은 서브에이스 5개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20점)이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3연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통산 네 번째 정상(2017~18, 20~21, 21~22, 22~23시즌)에 올랐다. 남자부에서 3연패에 성공한 건 7년 연속 우승했던 삼성화재(2008~2014)에 이어 두 번째다. 대한항공은 남자 배구 최초로 트레블(컵대회·정규시즌·챔프전 우승)도 달성했다.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혔던 대한항공은 시즌 막바지 현대캐피탈에게 선두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6라운드 맞대결에서 이겨 정규시즌 1위를 지켰다. 챔프전에선 더 단단해진 모습을 보이며 한 번의 패배 없이 마무리했다.

챔프전 최우수선수상(MVP)은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에게 돌아갔다.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23표를 받아 팀 동료 링컨 윌리엄스(7표)를 제쳤다. 2017~18시즌 V리그 사상 세터 최초로 MVP를 차지했던 한선수는 5년 만에 다시 트로피를 받았다.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 사진 한국배구연맹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 사진 한국배구연맹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문성민을 미들블로커, 김선호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선발 출전시켰다. 미들블로커 한 자리도 최민호 대신 박상하가 나섰다. 최 감독은 "세터 김명관이 지금까지 잘 해왔는데, 두 번 졌다고 고개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광인이 부상이라)어려운 시기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건 선수들이 각자 역할을 해서였다. 최선을 다하자고 했다. 전광인은 출전하고 싶다고 했지만,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마지막 공이 코트 안에 떨어질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며 "첫 휘슬이 울리는 순간부터 베스트로 갈 것이다. 9개월 동안 우리 배구를 준비했다. 천안 팬들이 열성적이고, 현대캐피탈은 팬들의 응원을 받아서 힘이 날 거다.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최태웅 감독의 선택은 1세트에서 먹혔다. 김선호는 팀내에서 가장 많은 7개의 서브리시브를 받으면서 오레올의 부담을 줄였다. 오레올은 1세트 10개의 공격 중 7개를 성공시키며 승리를 이끌었다.

체육관을 가득 채운 홈 관중(3400석)의 열광적인 응원을 업은 현대캐피탈은 2세트에서도 10-5, 더블 스코어로 앞섰다. 1세트 주춤했던 허수봉도 공격에 가세했고, 김선호의 서브에이스까지 터지면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현대캐피탈은 강서브로 대한항공의 리시브 라인을 초토화시켰다. 대한항공은 범실 11개를 쏟아내며 자멸했다.

대한항공은 3세트 초반 흐름을 되찾았다. 정지석이 무려 3개의 서브득점을 터트려 순식간에 9-7로 뒤집었다. 링컨 윌리엄스의 강타도 연이어 코트를 때렸다. 하지만 허수봉을 필두로 한 현대캐피탈의 반격도 매서웠다.

블로킹을 뚫고 공격하는 대한항공 정지석. 연합뉴스

블로킹을 뚫고 공격하는 대한항공 정지석. 연합뉴스

기세를 탄 대한항공은 4세트 초반 앞서나갔다. 긴 랠리가 이어졌지만 정지석과 링컨의 오픈 공격이 터졌다. 링컨의 재치있는 팁이 성공하고, 현대 범실까지 나와 7-0으로 달아났다. 대한항공은 여유있게 4세트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오레올의 공격 범실, 정지석의 서브득점으로 3-1 리드를 잡았다. 곽승석도 날아올랐다. 허수봉의 후위공격을 가로막은 뒤 서브 에이스를 터트려 7-4를 만들었다. 세터 한선수는 조재영의 속공을 두 개나 섞어 현대의 기를 꺾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정말 행복한 순간이다. 정말 긴 여정이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은 덕분"이라고 말했다. 3세트에 서브가 잘 들어가고, 수비가 되면서 승기를 잡았다"고 했다. '배구 바보'라 불리는 틸리카이넨 감독은 "배구보다는 내 아내가 좋다"고 농담했다. 이어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한다. 팬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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