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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이세요? 맛집 공유해요"…당근마켓 진화 이끄는 동네생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당근이세요?” 당근마켓으로 중고 거래할 때 상대방을 확인하는 말이죠. 그런데 그 쓰임새가 더 커지고 있어요. 도움을 주고 받거나, 취미를 함께할 동네 이웃을 확인하는 용도로요.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 두번째 탭에 위치한 ‘동네생활’ 서비스가 인기를 끌며 만들어진 변화입니다. 동네생활은 동네 관련 질문, 맛집 정보, 공동구매, 취미활동 등 다양한 주제로 이웃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서비스에요. 지난해엔 게시글과 댓글 등 이용자 참여 건수가 2200만 건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0%대 성장세를 보였다고 해요. 껑충 뛴 수치만큼이나 이웃 간에 온정을 나누는 따뜻한 미담도 쏟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동네생활을 담당하는 박소라 프로덕트 매니저를 만나 동네를 어떻게 온라인 커뮤니티로 만들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박소라 당근마켓 동네생활 프로덕트 매니저. 당근마켓.

박소라 당근마켓 동네생활 프로덕트 매니저. 당근마켓.

당근마켓의 동네생활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당근마켓 초창기인 2018년에 동네생활은 서비스라기보다는 게시판 형태로 존재했어요. 이웃끼리 동네에 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답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2020년 9월 당근마켓의 회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설 때 공식 서비스로 내놓았어요. ‘동네생활’이라는 이름으로 당근마켓의 두번째 탭에 위치하게 됐죠. 이곳에서 더 많은 이웃이 소통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처음엔 동네에 관해 간단한 질답이오갔지만 점차 동네 소식을 나누거나 물건을 공동으로 산다거나 취미를 함께 하는 등 이웃이 만나는 공간으로 진화해왔어요. 지난해 게시글, 댓글, 공감 수치를 다 합치면 2200만건에 달할 정도예요. 매년 10%가량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네생활 서비스가 중고거래 서비스처럼 당근마켓의 핵심 서비스가 된 거 아닌가요?
서비스를 구분해서 비교하지는 않습니다. 중고 거래도 하고, 커뮤니티도 이용하고, 알바를 구하고 이 모든 게 하나의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카카오톡도 메신저를 몇 명 쓰고, 선물하기를 몇 명쓰는지 따로 구분하지는 않잖아요? 당근마켓도 서비스를 구분하면 중고 거래 플랫폼이라는 인식에 갇힐 수도 있어요. 당근마켓에 고객이 머무르며 경험하는 것을 총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네생활에는 ‘동네질문’, ‘동네맛집’, ‘같이해요’, ‘같이사요’ 등 다양한 주제로 나뉜 기능들이 많은데요. 어떤 기능이 가장 인기가 많나요?
‘동네질문’을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가까이 사는 동네 이웃에게 무언가를 물어볼 공간이 없다 보니 이 기능이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사를 하거나 기존 동네서 오래 시간을 보내게 되면 동네에 궁금한 게 더욱 많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산책로나 헌옷 수거함이 어디 있는지, 맛있는 중국집은 어디인지 등등 말이죠. 이런 정보는 이웃에게 물어봐야만 제대로 알 수 있죠. 또, 이웃은 이런 질문을 쉽게 해결해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답변이 금방 달리죠. 이렇게 질문하고 정보를 얻는 경험이 반복되면서 동네질문을 더욱 이용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당근마켓 동네생활 내에서 참여 가능한 주제들. 당근마켓 앱 캡쳐.

당근마켓 동네생활 내에서 참여 가능한 주제들. 당근마켓 앱 캡쳐.

동네생활이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는 지점이 있을까요?
고객들이 동네생활을 다시 찾게 되는 요인을 분석해보면, 다른 이용자로부터 댓글이나 공감을 받는 ‘소셜 피드백’이 많을 때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더욱 많이 제공하기 위해서 작년에는 ‘당근 이모지’를 내놨습니다. 버튼 하나만 눌러서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거죠. 이런 기능을 통해 고객들이 더 많은 리액션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알람 기능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기본적으로 고객이 직접 쓴 글에 댓글이나 공감이 달리면 알람이 가도록 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타인이 쓴 게시글도 ‘궁금해요’ 기능이 있습니다. 해당 게시글에서 댓글이 달릴 때마다 알려주는 기능이죠. 다른 게시글에서 벌어지는 소통에도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했습니다.
당근마켓은 GPS기반으로 동네 인증을 한 고객들이 모인다는 강점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이 동네의 범위를 확장할 계획은 없나요?
어떤 커뮤니티로 성장해야 할지 방향성을 두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규모를 키우기 위해 다른 커뮤니티처럼 재미난 게시글을 다 퍼와야 할까라는 생각이 든 적도 있었죠. 하지만 동네생활이 가진 가치는 가까운 이웃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거라고 판단했어요. 동네를 인증한 이웃끼리 우리 동네 얘기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지점이어서 이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오프라인 동네에 머물러 있는 것들을 어떻게 온라인으로 가져올지, 또 그 안에서 어떻게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낼지 고민하려고 합니다.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소속감과 동질감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끼리 공감대가 있어야 커뮤니티가 활성화된다고 봅니다. 동네생활에도 이미 사용자들 사이에 ‘우리 동네’라는 강력한 소속감이 있어요. 동네는 의식주 생활 대부분을 차지하며 늘 살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공간’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동네가 더 잘 되고, 동네 사람들에게 선의를 베풀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요. 실제로 동네생활에 자주 올라오는 게시글 중 하나가 주인 잃은 강아지가 어디로 가고 있다며 알려주는 글이에요. 이런 글이 올라오면 기가 막히게 몇 시간 뒤에 주인이 강아지를 찾았다는 글이 게시됩니다. 이런 적도 있어요. 다음 날이 친구 생일이라 미역국을 끓여주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미역국을 파는 곳이 있는지 물어보는 글이 동네생활에 올라왔어요. 그 글에 답글이 달렸어요. 한 어머니가 딸 생일이라 끓인 미역국이 남아서 나눔을 하겠다고요. 같은 동네 안에서 선의가 오가고, 또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거죠. 이렇게 선의를 베푼 분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어떻게 이런 좋은 일을 할 수 있었냐고 물었거든요. “저한테는 그 일이 너무 쉬우니까요”라고 답하시더라고요.  
동네생활 게시글에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모지를 기능을 추가해 ‘소셜 피드백’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당근마켓.

동네생활 게시글에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모지를 기능을 추가해 ‘소셜 피드백’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당근마켓.

서비스 출시 후에 고객의 의견은 어떻게 받고 있나요?
분기마다 이용자를 랜덤으로 뽑아서 푸시 알림으로 만족도와 개선사항을 묻는 설문조사를 보내요. 당장 내일부터 동네 생활을 못 쓰게 된다면 얼마나 실망할 것 같냐, 다른 사람에게 동네생활 서비스를 추천하겠느냐 등을 묻죠. 조사 대상은 총 세 그룹으로 구분해요. ‘핵심 사용자’, ‘인접 사용자’, 그리고 ‘앞 두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사용자’로 나눕니다. 구분 기준은 동네생활 서비스에 대한 공감대와 활동량입니다. 핵심 사용자는 게시글, 댓글, 공감 수가 많으면서 설문조사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인 분을 뜻하죠. 이런 수치가 더 적은 분들이 순서대로 인접 사용자, 그 외 사용자라고 할 수 있고요. 동네생활을 잘 써주시는 핵심 사용자들은 계속 더 잘 쓰게 해야하고, 아직 부족함을 느끼는 인접 사용자가 핵심 사용자로 넘어오도록 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요. 이분들이 내는 의견을 분석하되 가중치는 다르게 두고 서비스에 반영하고 있어요.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평가는 어떻게 진행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서비스를 출시할 때는 AB테스트를 진행해요. 똑같은 기능을 모든 사용자에게 제공하지 않고, 사용자를 반반으로 나눕니다. 일부 사용자에겐 기존 기능을 제공하고, 다른 사용자에겐 새로운 기능을 선보인 뒤 결과를 비교해보는 거죠. 의견을 구하는 창구도 단순화했어요. 사용자들에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어요’라는 배너를 노출해 피드백을 수집합니다. 이 의견을 저희 프로덕트팀 업무 채팅방에서 매일매일 공유하고 개선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합니다. 개선점을 모두 반영하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기능 개선할 때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건 인접 사용자를 핵심 사용자로 만드는 겁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핵심 사용자가 이탈하면 안되잖아요? 이렇게 핵심 사용자들이 우리 서비스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원칙을 모은 지표인 ‘가드레일 지표’를 정립해두고 있습니다.
고객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을 거 같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데이터가치화팀이 따로 있습니다. 데이터를 정제하고 체계화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나아가 해석까지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능을 바꿨는데 대조군과 실험군 사이에 어떤 지표가 5% 차이가 날 때가 있습니다. 의미 있는 변화인지 고민될 때 데이터가치화팀의 분석가들과 해석하는 방법을 두고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분석팀의 장기적인 목표는 데이터 활용하는 현업 팀이 스스로 데이터 해석까지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고 해요.
당근마켓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거라 생각하시나요?
지역 생활 커뮤니티라는 정체성을 더 다져나갈 거예요. 지역에서 교류하며 소속감을 느끼는 경험도 더욱 확산하는 게 저희의 비전이기도 합니다. 이웃이 모여서 부담 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생각해요. 수익화는 당장 신경 쓰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잠재 광고주가 많습니다. 동네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동네 주민들이 잠재고객이잖아요. 당근마켓으로 쉽고 효율적으로 광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큰 브랜드들도 지역을 타깃으로 마케팅을 할 때 당근마켓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한 ‘전문가모드 광고’를 오픈했었고 반응이 좋은 상황입니다. 아직 초기단계지만고도화하다 보면 나중에 수익화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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