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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빵 레시피만 수십 번 바꿔...아웃백, 업계 몰락에도 살아남은 비결

중앙일보

입력

Editor's Note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의 몰락에도, 코로나 기간 중 매출 34% 성장을 이뤄낸 브랜드’
업력 25년 차 아웃백 이야기입니다.

롱런 비결을 묻자 윤다예 BHC그룹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영업사업부 상무는 “죽지 않으려고 미친듯이 움직였다”고 답합니다. 식전 빵 레시피부터 매장 테이블 크기까지 고객 니즈에 맞춰 끊임없이 바꿨다고요. 위기를 버티고 역성장하고 있는 아웃백의 생존 비결을 물었습니다.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폴인 PICK 요즘 이 브랜드]의 34화 중 일부입니다.

서비스도 ‘생물’, 움직여야 산다

 폴인과 인터뷰 중인 윤다예 BHC그룹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영업사업부 상무

폴인과 인터뷰 중인 윤다예 BHC그룹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영업사업부 상무

1세대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무너지던 시기에 아웃백도 위기를 겪었습니다.

2016년에 저희도 매장을 40곳 넘게 닫았어요. 매장 수가 가장 많을 때는 110곳까지 갔던 적도 있거든요. 그때와 비교하면 거의 30%가 사라진 거죠. 매장을 닫으면서 월급을 못 받는 동료들이 생겼어요. 그 중 일부는 회사를 떠나야 했고요. 남아 있는 동료들도 당장 월급이 안 들어오니까 대출까지 받는 상황에 놓였죠.

베니건스나 씨즐러 등 업계 라이벌들은 결국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서비스도 생물이더라고요. 고객 니즈도 바뀌고 시장 구도도 바뀌거든요. 같은 자리에 멈춰 서는 순간, 뒤처지는 걸 넘어 죽겠더라고요.

저희는 ‘죽지 않으려고’ 미친듯이 움직였어요.

매장 수십 곳을 닫으면서 몸집을 빠르게 줄였고요. 메뉴 레시피도 고객 입맛에 맞게 바꾸고, 인테리어도, 환대 방식도 계속 바꿨어요. 아웃백에 ‘옛날 그대로의 맛과 서비스’란 게 없는 거죠.

예를 들면요?

식전 빵 레시피만도 수십 번 바꿨어요. 옛날 버전의 빵 먹어보면 깜짝 놀라요. 맛이 없어서요. 그땐 맛있었지만 지금 입맛에는 짜거나 느끼할 수 있거든요. 같은 스테이크여도 후추를 덜 치거나 무염버터로 바꾸는 거예요. 맛과 서비스가 작년이랑 똑같으면 고객들은 ‘그대로네’가 아니고 ‘후퇴했네’ 하니까요.

정말 죽지 않으려고 열심히 움직였더니 고객들이 알아주더라고요.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어요. 한창 위기를 겪던 때와 비교해서 매장당 매출이 2배 이상 늘었죠. 그래서 매장 수도 다시 조금씩 늘렸고요. 그러다 코로나19 위기가 왔는데 이때는 흔들림 없이 버틸 수 있었어요. 2021년 매출이 1년 전보다 34% 성장했죠.

생존 비결 1. 90개 매장을 같은 퀄리티로

생존 비결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푸드와 서비스 퀄리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외식기업은 음식이 맛 없거나 매장이 지저분하거나 서비스가 안 좋으면 사라지게 돼 있어요. 고객들이 찾지 않으니까요.

저희는 퀄리티 기준이 까다로워요. 외부에 의뢰해서 감사도 받지만 자체적으로 하는 점검이 제일 엄격해요. 위생 점검부터 서비스 수준, 재료와 레시피를 다 들여다보는데요. 초반엔 점주들이 감사 점수 받는 것 때문에 잠을 못 자겠다고 하소연할 정도였어요.

기준이 어떻길래 그런가요?

정말 디테일하게 봐요. 스테이크에 쓰는 고기 두께는 센티미터 단위로, 굽는 시간은 초 단위로 통일시켜요. 파스타면 삶아내는 시간도 초 단위로 맞추고요. 이게 모든 매장에서 동일하게 지켜지도록 해요. 조금만 흐트러져도 고객들 입맛이 귀신 같아서 다 알아채거든요.

모든 매장에서 같은 맛을 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그런데 디테일이 롱테일이에요. 아무리 좋은 메뉴를 만들어도 디테일한 부분에서 퀄리티 컨트롤이 안 되면 전체 신뢰도가 떨어지거든요. 90개 매장에서 같은 퀄리티를 내는 데 집중하는 이유죠. 그게 가능하다는 것이 저희의 경쟁력이고요.

다른 기업은 시즌별 메뉴도 척척 내놓아요. 그런데 저희는 메뉴 하나 개발하는 데 시간이 한참 걸려요. 퀄리티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할 방법까지 찾느라 늦는 거죠. 대신 그렇게 출시한 메뉴는 오래 가요. 예를 들어 투움바 파스타가 2006년에 출시됐는데 20년이 다 되도록 사랑받고 있어요. 5000만 개 이상 팔렸고요.

 투움바 파스타 [사진 아웃백]

투움바 파스타 [사진 아웃백]

아웃백의 포지션은 가성비 레스토랑과 파인다이닝 중 어디에 가깝나요?

결국엔 파인다이닝을 지향해야만 하는 것 같아요. A등급 스테이크를 먹다가 그 아래 등급을 내놓으면 아무도 안 먹으려고 해요. 그대로 A등급을 쓸 수도 없어요. 이젠 그 윗 등급인 A+나 A++급을 찾으니까요. 파인다이닝 수준의 식재료와 서비스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거죠.

가격이 오르는 데 대한 고객 부담은 없나요?

A++ 품질을 쓰면 가격이 올라가겠죠. 누구는 가격이 오르면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가성비는 말 그대로 가치 대비 가격이에요. 가격이 오른다고 가성비가 떨어지는 게 아니라 가격만 오를 때 떨어지는 거죠.

고객들은 가성비가 높아졌나 낮아졌나를 바로 알아요. 조사를 해보니까 저희 메뉴 가격이 오르면 만족도가 같이 올라가더라고요. 좋은 식재료로 퀄리티를 높였다는 걸 고객들도 먹어보고 느끼는 거죠.

생존 비결 2. ‘아웃백에 오는 이유’에 집중하다

푸드 퀄리티만으로 살아남기 힘든 시대입니다. 요즘은 인스타그래머블한 공간도 고객들이 매장을 찾는 중요한 요소로 꼽혀요.

저희 매장이 인스타그래머블하진 않죠.(웃음) 인스타그래머블 하려면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공간도 자주, 한꺼번에 변화해야 하는데요. 오래된 브랜드에는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고 생각했어요.

대신 저희는 오래 은근하게 바꿔왔어요. 아웃백의 고유함은 지키되 인테리어나 디자인 면에서 끊임없이 업데이트를 했죠. 눈에 확 띄지 않아 고객들이 눈치채기는 쉽지 않아요. 디테일한 변화거든요.

뭐가 바뀌었나요?

전부 다 바뀌었지만 하나를 예로 들어볼게요. 한국인의 평균 신체 사이즈가 지난 20년간 점점 커졌어요. 초창기에 놨던 테이블이나 의자, 층고 그대로라면 어떨까요? 좁고 불편하겠죠. 옛날엔 4명이 앉아도 충분하던 공간이었는데 이제는 3명만 앉아도 꽉 차는 거예요.

이런 걸 다 반영해서 테이블 크기와 의자 크기를 조금씩 키웠어요. 테이블 사이 간격은 넓게 띄우고, 조명은 더 밝게 키우고, 층고도 더 높였어요. 한 번에 확 바꾼 게 아니라 조금씩 바꿨기 때문에 변화가 눈에 잘 띄지 않아요. 고객들은 5년 전에 왔을 때나 지금이나 편하다고 느낄 거예요.

지키려고 했던 아웃백만의 고유함은 뭔가요?

따뜻함과 경쾌함이요. 고객들이 아웃백 하면 떠올리는 것들이 있어요. 3면이 막힌 부스석과 아늑한 느낌의 우드톤이 대표적이죠. 아웃백의 본고장 호주를 상징하는 캥거루와 코알라 장식도 있을 거예요. 경쾌한 분위기와 친근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환대도 무형의 인테리어고요.

 아웃백을 상징하는 우드톤의 부스석 [사진 아웃백]

아웃백을 상징하는 우드톤의 부스석 [사진 아웃백]

생존 비결 3.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공격적 출점 전략

타깃은 그대로인데 출점 전략은 바뀌었습니다. 로드숍에서 대형몰로 매장을 옮기는 이유가 있나요?

예상하지 못한 답변일 텐데요. 기후변화 때문이에요.(웃음) 날씨가 점점 변화무쌍해지잖아요. 여름엔 열대 기후처럼 습하고 비도 갑자기 오고요. 봄과 겨울에는 미세먼지가 심해요. 이러면 소비자들도 점점 몰로 옵니다. 날씨 영향 없이 놀 수 있으니까요. 고객이 몰로 가니까, 저희도 가야죠.

또 하나는 주차장 때문이에요. 아웃백에 술 드시러 오는 고객이 별로 없거든요. 자차를 가지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로드숍은 주말에 80~100대 차가 동시에 들어와요. 식사하는 고객들, 웨이팅 중인 고객들까지 해서요. 그런데 작은 매장의 경우에 주차 대수가 5개 밖에 안 되거든요. 주차 규모를 감당할 수가 없는 거죠.

대형몰은 주차 대수도 많고, 식사 후 갈 수 있는 곳도 많아요. 차 대놓고 느긋하게 밥 먹고 쇼핑할 수도 있고, 영화도 볼 수 있죠. 저희나 고객이나 윈윈인 전략이에요. 2025년까지 이런 식으로 매장을 100개까지 늘릴 계획이에요.
(후략)

※아티클 전문은 콘텐트 구독서비스 '폴인'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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