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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추진항모 니미츠 부산 입항…“어떤 영역에서도 북한 공격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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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파리 에펠탑(324m)을 눕힌 것보다 긴 선체, 축구장 3개 크기 갑판….’

28일 오전 부산 작전기지에 모습을 드러낸 미국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CVN 68)의 위용은 명성 그대로였다. 길이 333m, 폭 77m, 높이 63m, 배수량 9만7000t 같은 제원을 떠올리기 전에 이미 그 존재감은 주변에 정박한 이지스 구축함을 압도했다.

4개의 층계를 거쳐야 오를 수 있는 갑판에는 함재기가 빼곡하게 늘어서 있었다. 자리를 잡고 갑판을 한눈에 담아보려 했지만 너무 넓어 쉽지 않았다. 미군 관계자는 “F/A-18 수퍼호넷 전투기, E-2C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MH-60R 대잠 헬기 등 총 70여 대가 실렸다”며 “탑승한 승조원 5000여 명”이라고 말했다.

니미츠함은 전날 한국 해군과 제주 남쪽 공해에서 훈련한 뒤 이날 부산에 들어왔다. 이번 주말까지 머무르며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열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신청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항모 내부 견학도 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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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 항모의 입항은 6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이처럼 짧은 간격을 두고 미 항모가 한반도를 찾은 건 전례를 찾기 어렵다. 한·미가 그만큼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북한은 최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에 반발하며 각종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항모 외에도 이지스 구축함 웨인 E 메이어(DDG 108) 및 디케이터(DDG 73)도 이번에 들어왔다. 이들은 제11 항모강습단을 구성해 항모의 공격력을 극대화한다. 구축함의 호위를 받은 항모에서 F/A-18 등 전투기가 떠 적 기지를 타격하는 방식이다. 해상과 방공 전력이 취약한 북한 입장에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어뢰 ‘해일’ 개발을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미 제11 항모강습단을 이끄는 크리스토퍼 스위니(소장) 강습단장은 북한에 미국 전략자산 전개가 효과적이냐는 질문에 “북한의 다양한 무기체계에 우리도 다양한 수단으로 대응할 수 있고, 어떤 영역에서도 공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미 해군은 한·미·일 3국 훈련 계획도 공개했다. 해당 훈련은 다음 주 초 부산기지를 출항해 공해상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한·미·일 해상 공조는 북·중·러에 대응하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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