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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칼럼

아침의 문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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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설국(雪國)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첫 문장이다. 일본인의 정수를 빼어난 감수성으로 표현했다는 평가다. 정작 야스나리는 “상의 절반은 번역자의 몫”이라고 했다.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의 영어 문장은 이렇다. ‘The train came out of the long tunnel into the snow country. The earth lay white under the night sky. The train pulled up at a signal 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