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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여전히 경계"…美국방장관 꼽은 미국 가장 위협하는 국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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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미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미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3일(현지시간) 북한을 지속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이날 8420억 달러(약 1081조 원) 규모로 책정된 내년 국방 예산과 관련해 열린 미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청문회에서 “국방부는 이란, 북한, 글로벌 테러리스트 그룹 등 다른 지속적인 위협에 대해서도 경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함께 참석한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개발은 인도·태평양의 동맹 및 파트너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도 실질적인 위협을 제기한다”며 “이번 예산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방지 노력과 세계적인 대테러 노력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건군절(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오스틴 “태평양 억제 예산 40% 증액”

오스틴 장관은 내년 예산을 “21세기 세계에서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예산”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을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국가로는 중국을 꼽았다. 그는 “(이번 예산은) 전략이 중심이며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심각해짐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우리를 추격하는 도전”이라며 “예산은 (미국의) 우위를 높여 침략을 저지하기 위한 이전의 투자를 기반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양국 공동 성명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양국 공동 성명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오스틴 장관은 또 “이번 예산에는 직전보다 40%가 증가한 태평양 억제 구상(PDI) 예산 91억 달러가 포함돼 있다” 며 “하와이와 괌에서 더 강력한 전투태세와 방어,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 심화를 위한 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선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이웃 국가를 전례 없는 방식으로 공격했는데 시진핑이 푸틴을 방문해서 며칠 있는 것은 (푸틴에 대한) ‘지원 메시지’이자 (미국에) 우려스러운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합참의장 “중국은 미국의 최대 적국”

밀리 합참의장도 “중국은 현재는 물론 이번 세기 말까지 미국에 대한 최대의 전략적·지정학적 적국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경쟁 관계에 있는 두 개의 주요 핵 강국을 처음으로 직면해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의 (국가) 이익과 삶의 방식을 위협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된 F-22A '랩터' 스텔스 전투기 등 군용기 30여 대가 지상 활주를 하며 무력시위를 펼치는 모습을 미군이 공개했다. 사진 가데나 공군기지 웹사이트 캡처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배치된 F-22A '랩터' 스텔스 전투기 등 군용기 30여 대가 지상 활주를 하며 무력시위를 펼치는 모습을 미군이 공개했다. 사진 가데나 공군기지 웹사이트 캡처

밀리 합참의장의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인식은 미군의 병력 운용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미 국방부가 당초 5∼6년 내 퇴역시키기로 했던 A-10 대전차 공격기 등 오래된 기종을 중동으로 돌리고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에 최신 전력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더욱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다.

이번 계획에 따라 중동에는 다음 달부터 A-10 비행대대 1개, F-15E와 F-16 비행대대 2개가 배치된다. 미군은 최근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공군기지에 상시 배치해온 F-15C 이글 전투기 비행대대 2개를 퇴역시키고, 순환 배치 방식으로 세계 최강 전투기로 알려진 F-22 랩터 비행대대를 투입했다. 퇴역 공군 관계자는 WSJ에 “가장 적합한 기종을 더 큰 위협에 맞닥뜨린 태평양에 보내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스틴 장관은 내년 예산을 활용한 무기 사업과 관련해 “핵무기의 3대 축을 계속 현대화해 전략적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핵무기의 3대 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핵폭격기를 가리킨다.

그는 또 “항공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610억 달러 이상을 예산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여기엔 지난해 12월 공개한 B-21 전략폭격기에 대한 자금 지원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버지니아급 잠수함 2척, 컬럼비아급 탄도미사일 잠수함 1척 등을 구매하고 대공 및 미사일 방어, 무인 항공기(드론) 방어 투자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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