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통화로 3분이면 진단 끝…"62.3%는 비대면 진료 만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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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서울 중구의 한 병원에서 의사가 재택치료 중인 코로나19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에서도 '3분 진료'가 가장 많이 행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는 대면 진료에서 3분 진료가 많듯이 비대면 진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해 9월 비대면 전화상담·처방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는 성인 환자 1707명을 설문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53.6%는 진료·상담 시간이 3분 이내였다고 답했다. 3분 넘는 경우도 46.4%로 적지 않았다. 3~5분 34.4%, 5분 이상 12%였다.

부산광역시 한 의원은 요즘 3~4명의 환자를 비대면으로 진료한다. 초진은 없고 재진 환자만 한다. 학원 시간에 쫓기는 학생들이 많다. 화상통화가 아니라 음성통화로 한다. 계속 오던 환자라서 익숙해 3분 정도 통화하면 끝난다. 환자 상태를 확인한 후 환자의 집 근처 약국에 팩스로 처방전을 보내면 끝이다. 이 병원 원장은 "청진기를 대거나 목구멍 상태를 확인하는 등의 진찰을 할 수 없으니 대면 진료보다 시간이 덜 드는 것 같다"고 말한다.

다만 이 병원은 환자 상태가 심하면 즉각 병원으로 오라고 요청한다. 또 고령의 고혈압·당뇨병 환자는 비대면 진료를 하지 않는다. 대면 진료를 해서 반드시 혈압이나 혈당을 확인한다. 젊은 30~40대 고혈압 환자는 혈압을 재서 온라인으로 보내면 그걸 참고해 전화 진료를 한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반면 어떤 의료기관은 비대면 진료와 대면 진료에 차이가 없거나 비대면이 더 긴 경우가 있다고 한다. 서울 마포구의 한 동네의원 원장은 "환자를 직접 보지 못하니까 상태를 진단하려면 물어볼 게 더 많다. 약 전달 방법을 정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고 말한다. 그는 "고혈압·당뇨병을 앓는 노인 환자는 한 달 치만 약을 처방하고 반드시 한 달 후에 병원에 오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는 음성전화나 화상전화로 하는 경우가 71.7%에 달한다. 나머지는 모바일 앱(28.3%)을 활용했다.

비대면 진료의 목적은 코로나19 진료가 66.1%로 가장 많다. 당뇨병·고혈압 관리(20.6%), 감기·설사(18.8%)가 뒤를 이었고 수술 후 퇴원한 환자 관리(8.3%), 소아과 질환(4.7%)이 일부 포함됐다.

환자들은 왜 비대면 진료를 선택했을까. 거리가 멀거나 이동이 불편해서 비대면 진료를 한다. 시간을 아끼려고 선택한다. 이처럼 편의성과 경제성을 따져 선택했다는 응답이 34%였다. 코로나에 걸려 격리 중인 환자도 34%였다. 코로나 감염 걱정 때문에 비대면 진료를 선택한 사람도 29.5%에 달했다. 신변 노출을 피하려는 이유(2.5%)도 있다.

비대면 진료에 만족한다는 응답자가 62.3%였다. 연령별로는 19~29세의 66.9%가 만족을 표했다. 이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다. 나머지 연령대는 별 차이가 없었다.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읍·면 지역 거주자의 만족도가 65.1%로 가장 높았다. 다음이 중소도시 거주자이다. 병원 가기가 쉬운 대도시 거주자는 만족도(60.6%)가 가장 낮다.

앞으로 활용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읍·면 지역 거주자의 91.7%가 그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대도시는 87.9%였다. 의료기관에서 걸어서 30분 이상 떨어진 곳에 사는 환자가 30분 이내 환자보다 이용 의향이 다소 높았다.

비대면 진료를 계속 이용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는 뭘까. 가정용 휴대용 건강 모니터링 도구를 보급해 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았다. 실시간 의료 정보 제공, 온라인 수납·예약, 영상·화상 진료, 의료 정보 연계, 온라인 복약지도 및 약 배송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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