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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도 안녕… 야구 대표팀 세대교체 시작된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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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일본전에서 역투하는 김광현. 연합뉴스

2023 일본전에서 역투하는 김광현. 연합뉴스

김광현(35·SSG 랜더스)까지 떠난다. 한국 야구의 황금기를 일군 세대가 무대 뒤로 떠난다. 야구 대표팀은 '젊은 피' 수혈이 불가피하다.

김광현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국가대표 김광현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국가대표는 꿈이었고 자부심이었다. 2005년 청소년 대표부터 이번 2023 WBC까지 나라를 위해, 대한민국 야구를 위해 뛴 나에게 자부심을 느낀다"는 글을 올렸다.

김광현은 프로 입단 2년차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맹활약했다. 일본을 상대로 두 차례 등판해 호투해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대표팀에 합류했고, 김광현이 출전한 대회에선 항상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당시 사진과 함께 대표팀 은퇴 의사를 SNS에 밝힌 김광현.

2008 베이징 올림픽 최종예선 당시 사진과 함께 대표팀 은퇴 의사를 SNS에 밝힌 김광현.

고민이 없던 건 아니었다. WBC를 앞두고 '아직도 김광현이냐'는 시선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마지막이란 걸 가슴에 새긴 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팀도, 자신도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라스트 댄스'를 마쳤다.

내년엔 프리미어12가 열린다. 하지만 2020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9년 대회와 달리 2024 파리올림픽에선 야구가 정식종목이 아니라 베테랑들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김광현과 함께 베이징올림픽에 나섰던 주장 김현수(35·LG 트윈스)는 13일 중국전 이후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다.

2009 WBC 대표팀 막내였던 3루수 최정(36·SSG 랜더스)은 "박병호(37·KT 위즈)와 함께 대표팀에서 뛰는 마지막 대회라 좋은 성과, 추억을 쌓고 싶다"고 했다. 프로입단 동기이자 청소년 대표부터 함께 한 둘도 이제는 대표팀과 작별할 가능성이 높다.

WBC 호주전에서 홈런을 친 양의지(왼쪽)와 김현수. 연합뉴스

WBC 호주전에서 홈런을 친 양의지(왼쪽)와 김현수. 연합뉴스

2015 프리미어12 우승, 아시안게임 3연패(2010~2018)를 일군 양의지(36·두산 베어스), 나성범(34), 양현종(35·이상 KIA 타이거즈), 그리고 팔꿈치 재활로 합류하지 못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더 이상 태극마크를 달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열릴 예정인 프리미어12엔 메이저리거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올 겨울 미국으로 떠날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도 뛸 수 없다. 2026 WBC, 2028 LA 올림픽을 바라본 세대 교체가 필수적이다. 올해 9월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프로야구챔피언십(APBC·11월)이 그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아시안게임은 연령 제한이 없다. 하지만 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018 자카르타 대회에서 선수 선발 논란이 일자 23세, 프로 3년차 이하 선수 위주로 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대회가 1년 미뤄져 24세, 4년차 이하로 조정했지만 경험이 필요한 포수나 구원투수를 제외하면 기존 기준을 그대로 유지한다.

한국·일본·대만·호주가 참가하는 APBC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쌓기 위해 만든 대회다. 2017년 초대 대회에선 24세, 프로 3년차 이하(와일드카드 최대 3명)를 기준으로 삼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조건이 유지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사령탑으로는 이미 류중일 전 LG 감독이 선임됐다. 그러나 APBC 사령탑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미 야구계에서는 전임감독제에 대한 논의를 물 밑에서 시작했다. APBC가 새로운 야구 대표팀 감독의 데뷔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 대표팀의 주축은 이번 WBC에 출전한 김혜성(24·키움), 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 곽빈(24), 정철원(24·이상 두산), 강백호(24), 소형준(22·이상 KT), 고우석(25), 정우영(24·이상 LG), 최지훈(27·SSG)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동주(20), 김서현(19·이상 한화), 이재현(20·삼성), 김도영(20·KIA) 등 1~2년 차 선수들도 성장세에 따라 발탁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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