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경선 불복 땐 역사적 책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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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얼굴(左))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얼굴(右)) 전 서울시장이 21일 나란히 특강 정치에 나섰다.

부산을 찾은 박 전 대표는 '포럼 부산비전' 창립식과 부산대에서 특강을 했다. 최근 한양대 초빙교수가 된 이 전 시장은 행정자치대학원에서 첫 강의를 했다.

◆ "경선 통해 당이 분열될 수 없어"=박 전 대표는 "여덟 살 때 아버지가 군수기지사령관으로 근무해 부산에서 1년 정도 살았던 인연이 있다"며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 때 진 게 '자갈치 아지매' 때문이라는 말도 있는데 내년엔 잘 부탁드리겠다"고 인사했다. 그는 "부모님이 흉탄에 돌아가신 후 청와대에서 나와 18년간 평범하게 살았다"며 "청와대 있을 때 고통이 너무 커 정치는 엄두가 안 났다"고 털어놨다. "오죽하면 그때 쓴 수필집 제목이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면'이었겠느냐"고 했다. 박 전 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온 국민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서 힘이라도 보태자고 정치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국가 리더십의 위기가 현재 대한민국 위기의 본질"이라며 "신뢰를 잃은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수십 번 발표할 때마다 오히려 가격이 폭등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유증' 우려에 대해선 "경선을 통해 당이 분열될 수는 없으며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전적으로 그 사람이 역사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 "경험 없는 포수가 가장 위험"=현대건설 회장 출신인 이 전 시장은 "정권만 바뀌면 무슨 수를 내더라도 젊은 부부들에게 살기 좋은 곳에 집을 한 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어떻게 그렇게 할지는 특급전략이라 전략적으로 말 못한다"고 조크하며 "부자가 집 사는 것은 세금만 거두면 되니 신경 쓸 일 없지만 젊은 부부들에게 새로 시작하는 집을 공급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가장 위험한 것이 경험 없는 포수가 최신형 총을 들고 멧돼지 잡겠다고 온 산을 떠도는 것"이라며 "길목만 지키면 될 일을 가지고 최신형 총을 막 쏘아 대다 사람도 잡고 토끼도 잡는다"고 했다. 그는 "노 대통령이 경험이 없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것"이라며 "경험 있는 사람과 일하면 되는데 자기보다 더 경험이 없는 386들과 일 하니 잘될 리 없다"고 비판했다.

부산=강주안,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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