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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만1000원 남았다" 고시원 모녀 사연에 온정 쏟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사진 JTBC 캡처

사진 JTBC 캡처

전세 사기를 당해 10대 딸과 한평 남짓 고시원에서 생활해온 40대 엄마가 "고시원 비용을 내고 나니 주머니에 단돈 1만1000원이 남았다"며 생활고를 호소하는 글을 온라인에 게시했다. 해당 글을 본 이웃들이 고시원을 찾아 생활 물품을 전달하는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지난달 28일 경기 수원 지역 맘 카페에 '나의 슬픔이 모든 이의 슬픔이 아닌 건 저도 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남씨는 "11년 전 이혼 후 딸을 키우며 정말 열심히 살았다"며 "엄마를 토닥이며 위로해주는 착한 딸을 키우며 당당하고 바르게 살아왔다고 믿었는데 얼마 전 전세 사기를 당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전세 사기와 가까운 가족에게 가지고 있던 현금까지 전부 잃었다"며 "사건 당시 살 곳과 그나마 믿었던 가족에게까지 모든 걸 잃고 나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게 싫어 시골로 가 6개월을 울며 은둔형 생활을 하다 이대로 있다가는 내 딸까지 망치겠다 싶어 정신차리고 수원으로 다시 올라오게 됐다"고 했다.

그는 "가진 게 없으니 다 큰 딸을 데리고 한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쪽잠을 자며 살고있다"며 "고시원 비용과 아이 고등학교 입학준비를 하고 나니 주머니에 단돈 1만1000원이 남는다. 아무리 털어도 이제 더이상 나올 부스러기조차 없다"고 말했다.

남씨는 앞서 물품을 싸게 팔아달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며 "그런 글을 올리는 게 많이 부끄러웠다. 며칠을 고민하다 겨우 싸게 팔아달라는 글을 올렸다. 아주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글을 썼다"고 했다.

이어 "자식은 먹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 먹는 게 고시원에서 제공되는 쌀밥과 김치, 단무지, 콩자반, 무말랭이가 전부이고 그렇게 지속적으로 먹고 있다"고 부연했다.

남씨는 "계속 뭐가 먹고 싶다고 말하는 딸을 보니 제 창자에서부터 밀려오는 이질감과 부끄러움, 울컥함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며 "부끄럽고 창피하더라도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쓴다"고 말했다.

해당 글에 수십 개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저희 아이도 고1이라 남 일 같지 않다. 프라이팬이나 생필품을 나눌 수 있다" "주민센터나 주변 복지관에서 주거 관련 복지 지원 상담을 받아보시라" 등 의견을 남겼다.

프라이팬, 생리대 등을 들고 남씨 모녀가 거주하는 고시원으로 찾아오는 이웃도 있었다. 남씨는 지난 8일 JTBC 인터뷰에서 온라인에 글을 게시한 후 "위로와 응원들이 쏟아졌다"며 "살면서 누군가한테 이렇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못 받고 살았다"고 말했다.

남씨의 딸도 "도와주신 것 꼭 잊지 않고 세상에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감사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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