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 이상 욱신거리는 머리…편두통 유발하는 뇌 따로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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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중앙포토

두통. 중앙포토

두통은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겨진다. 이 때문에 일상에서 방해가 되는 수준의 편두통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해 오랜 기간 고통을 받는 이들도 적지 않다. 편두통에 대한 원인과 치료·예방법을 이미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정리했다.

편두통을 유발하는 뇌 체질은 따로 있다?

편두통은 일반적으로 한쪽 머리가 아픈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잘못된 정의다. 원인 없이 두통이 생기면 ‘일차 두통’이라고 하는데, 일차 두통 중 가장 중요한 질환이 편두통이다. 일상생활 또는 업무에 불편할 정도로 상당히 심한 두통이 한나절 이상 지속하고 길어도 3일 안에 스스로 좋아진다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크다. 편두통은 심장이 뛰는 듯한 박동성 통증이 특징이다. 찌르거나 조이고 욱신거리는 두통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환경과 신체 변화에 민감한 편두통성 뇌는 따로 있다. 인구 10~15% 정도가 편두통을 유발하는 뇌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러한 편두통성 뇌는 일반적인 뇌보다 활동성이 높다. 편두통성 뇌는 쉬지 않고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처리한다. 또 외부 환경과 신체 내부를 감시하면서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반응한다. 이런 변화를 감지·반응하는 것은 정상적 생존 반응이다. 그러나 편두통 환자라면 모든 신호를 놓치지 않고 감지하고 반응하기 때문에 이런 뇌 활동이 과잉해질 때가 있다. 이렇게 뇌 과활성이 일어나면 뇌에서 이상 신호가 퍼진다. 연쇄적으로 뇌막의 혈관과 신경들이 복합적으로 활성화하면서 두통이 발생하게 된다.

치료 병행하고, 뇌 과활성 피해야

편두통성 뇌를 타고난 것은 질병이라기보단 생존과 성취에 유리한 일종의 체질이다. 그러나 편두통으로 인한 두통이 자주 발생해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그것은 ‘두통 질환’, 즉 질병이다. 두통을 최대한 숨기거나 참는 경우가 많지만 두통이 잦아지고 만성화되면 치료는 더욱 어려워진다.

효과적인 편두통 치료를 위해서는 급성기 치료와 예방 치료를 병행한다. 급성기 치료는 두통이 시작된 뒤 두통과 동반 증상을 멈추거나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단 편두통이 시작되면 진통 목적의 편두통 급성기 치료제를 빨리 복용하고, 쉬면서 더 심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두통 빈도가 너무 잦거나 두통 강도가 극심해 급성기 약물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 그때 예방 치료를 같이 진행해야 한다. 예방 치료에는 항우울제, 항뇌전증약, 베타 차단제, 칼슘 통로 차단제 등의 약물이 사용된다. 이런 약물은 꾸준히 수개월 이상 먹으면서 병의 경과를 지켜보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속단해 약물을 끊기도 한다. 가급적이면 담당 의사와 상의하면서 장기적인 치료를 이어나가 예방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게 좋다.

최근에는 항 CGRP(Calcitonin Gene Related Peptide·편두통 유발 신경전달물질) 항체 주사가 개발돼 국내·외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이 주사는 부작용이 거의 없고 효과가 탁월해 편두통 치료 패러다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기존 예방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편두통에도 효과가 증명돼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꼽힌다.

약물치료 외 편두통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으로는 수면·기상·식사·운동 등이 규칙적인 시간에 이뤄지고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또 카페인이나 강한 시각 자극 등 뇌의 과활성을 유발하는 상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편두통 유발 인자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그런 상황을 피한다면 편두통성 두통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

이미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이미지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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