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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경남FC' 주장에 洪 반박…후원 대가성 여부가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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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성남FC는 뇌물이고, 홍준표의 경남FC는 모금입니까?”(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2일 최고위원회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지청에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2023.1.10./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지청에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2023.1.10./사진공동취재단

최근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홍준표 대구시장을 연결짓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홍 시장이 경남지사였던 2013~2014년 당시 적극적으로 경남FC에 대한 기업 후원을 이끌어냈는데, 이 과정이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을 유치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취지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013년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경남지사였던 홍준표 시장은 대놓고 기업에 경남FC 후원을 요구했다”며 “심지어 기업체 대표 등 21명은 경남FC 재정이사로 임명했고, 홍 시장은 사진을 찍어 홍보하며 정치적 치적을 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에 대해서는 대놓고 봐주는 것인지, 아니면 이 대표에게만 특별히 구부러진 잣대를 들이대는 것인지 검찰은 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성주 민주당 의원도 전날(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시 경남 부지사였던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도 경남도의회 예결위에서 홍 지사가 경남FC 후원금 모집을 위해 대우조선을 반 ‘공갈협박’하다시피해서 20억원 정도 ‘스폰’을 얻어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해당 발언은 2014년 12월 경남도청 예결위 회의록에서 나왔다.

앞서 이 대표도 홍 시장이 경남FC 후원금을 받는 사진이 담긴 기사를 트위터에 공유하며, 두 사안이 비슷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대표는 지난달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에서도 두산건설이 대구FC에 2년간 50억원, STX조선이 경남FC에 5년간 200억원을 후원한 사실을 거론하며 “성남FC 광고비는 과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홍 시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홍 시장은 22일 페이스북에 “이 대표 사건에 더 이상 나를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한다”며 “나를 조사해서 감옥에 넣을 수 있었다면 문재인 정권 1년간 뒷조사할 때 나는 벌써 감옥에 갔을 거다. 계속 엉뚱한 짓을 하면 사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이 두 사안을 구분하는 근거는 ‘대가성’이다. 홍 시장은 “모금을 하는데 범죄적 방법을 사용했는지 아닌지 그 차이에서 단순모금이냐 뇌물이냐가 나오는 것”이라며 “그게 검사 출신과 변호사 출신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해 9월 페이스북에서도 “관내 기업들이 시민구단의 재정 열악성을 보고 자발적으로 후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그것이 대가성으로 연결될 때는 제3자 뇌물수수 문제가 발생한다. 두산건설은 (성남) 정자동 부지 용도변경으로 엄청난 이익을 취득했기에 기소의견으로 검찰이 송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월 10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월 10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검찰도 대가성 입증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성남FC가 부도 위기에 직면하자 (이재명 성남지사가) 각종 인ㆍ허가권을 적극 이용해 이해관계와 현안을 가진 업체들로부터 거액의 운영자금을 받기로 했다”고 적시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장은 “일반론적으로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단순 후원이 아니라 대가성 여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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