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노무현역 없듯 박정희역 반대"…윤상현 "둘 다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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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경북 구미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상모동 생가에서 1.5km가량 떨어진 사곡역을 '박정희 생가역'으로 개명하려 하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예우 차원에서 안 된다고 반대했다.

반면 윤상현 의원은 외국에도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딴 공항이 있듯이 우리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경남 김해) 진영역이 '노무현 생가역'이 되지 않은 것처럼 사곡역이 박정희 생가역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KTX 정차역도 아니고 전철역에 이런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정말 박정희 대통령을 예우하는 사람이라면 하면 안 된다. 또한 역 이름에 박정희 대통령 이름을 붙인다고 관광수요나 방문객이 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이미 (새마을 운동 발상지인) '청도새마을휴게소'에 관광객이 오지 않는 것과 비슷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가 진영역이 '노무현 생가역'이 되지 않은 것처럼 사곡역도 '박정희 생가역'으로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했는데, 둘 다 하면 안 된다가 아니라 둘 다 하는 방향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최대 국제공항인 뉴욕 JFK 국제공항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왔고 유럽대륙 최대 관문으로 통하는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도 마찬가지"라며 "우리나라도 국민적 합의만 이루어진다면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역명이나 공항명으로 남기는 일에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인물을 역사의 균형추 위에서 바라봤을 때 과보다 공이 훨씬 많다면, 야박한 평가보다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안되는 쪽보다는 되는 쪽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정치 진영을 떠나 대한민국이 역사를 어떻게 직시하고 미래로 이어가는지와 연결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4일 구미시는 대구권광역철도 사곡역을 대표 명소로 만들기 위해 역명 개정에 나섰다. 이에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시민 의견수렴을 위한 공고를 내고, 국토부 및 국가철도공단과 협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