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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與원로, 정진석에 쓴소리 "당 특정 세력이 尹 전유한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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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오찬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원로 정치인이 17일 3·8 전당대회와 관련해 “당의 특정 세력이 대통령을 전유하고 있는 듯한 이미지를 준다”는 취지로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과 오찬을 가졌다. 당 지도부가 전당대회와 관련해 상임고문단에 경과를 보고하고 조언은 듣기 위한 자리였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자리에서 한 원로는 정 위원장을 향해 “대통령은 특정인이나 특정 그룹의 대통령이 아니고 우리 당 전체의 대통령이다. 그런데 지금 보도를 보면 우리 당 일부 특정 세력이 대통령을 전유·독점하고 있는 것 같은 이미지를 준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어 “마치 친윤(親尹)·비윤(非尹)이 있는 것 같은 인상을 주면 안 되니 이 점에 대해 당 지도부가 신경을 써달라. 당 운영이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얘기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전당대회 관련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지지율이) 10% 하던 후보가 갑자기 30% 중반대로 뛰어 올라갔다”며 “이건 정상이 아니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도 나왔다고 한다. 이 원로는 “대통령으로 선출했으면 그분 뜻을 따라서 나라가 잘되도록 뒷받침을 해야 한다”라면서도 “대통령이 당내 특정 그룹의 대통령 아니고 당원 전체의 대통령이란 인식을 갖게 (지도부가) 뒷받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내년 총선 앞두고 과거 우리 당의 모습을 되풀이하지 않고 국민 앞에서 화합된 당으로 보이길 바란다”며 “전당대회 이후 후유증이 걱정된다.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이후 후유증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했다.

이 같은 지적에 정 위원장 등 지도부는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하기도 했다. 정 위원장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들 간 경합이 없을 순 없지만 정책비전이 유권자에게 충실히 전달되고 정책대결이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당 상임고문단에 전당대회 세부 일정을 설명하며 “조금 더 품격있는 전당대회를 축제 분위기 속에서 마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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