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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의 소소한 꿈 “이승윤의 음악 할래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가수 이승윤이 2년 만에 2집 정규 앨범 ‘꿈의 거처’로 돌아왔다. 발매 일주일 만에 8만장이 팔리면서, 아이돌 위주의 앨범 차트에서 남성 솔로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 [사진 마름모]

가수 이승윤이 2년 만에 2집 정규 앨범 ‘꿈의 거처’로 돌아왔다. 발매 일주일 만에 8만장이 팔리면서, 아이돌 위주의 앨범 차트에서 남성 솔로로서의 존재감을 보였다. [사진 마름모]

‘삶을 공허에게 전부 빼앗기기 전에 선수를 치자.’

2년 만의 새 앨범 소개글에 가수 이승윤은 이렇게 적었다. 지난달 26일 나온 그의 2집 정규앨범 ‘꿈의 거처’는 발매 일주일 만에 8만장이 팔렸다. 아이돌 그룹이 독식하다시피 하는 앨범차트에서 꿋꿋이 버티고 있는 유일한 남성 솔로다.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의 한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이승윤은 이번 앨범의 시작이 타이틀곡 ‘꿈의 거처’였다고 했다. 그는 “‘꿈의 거처’ 외엔 아무것도 없던 상황에서 이 곡을 먼저 (네 번째 트랙으로) 배치하고, 나머지 11곡을 선정했다”며 앨범 구상 과정을 밝혔다.

앨범명이기도 한 이 곡에 대해 그는 “꿈은 거창해 보이지만 초라하고 소소하기도 한 것”이라면서 “각자의 꿈이 태어나고 지켜지는 모습을 (곡을 통해) 고민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회를 바라보는 그만의 시각이 담긴 노래도 돋보인다. 트랙 리스트 앞부분을 차지한 3개의 곡(‘영웅수집가’ ‘말로장생’ ‘누구누구누구’)은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고 상처주는 말과 행동에 관한 노래다.

그는 “청춘은 이런 것, 젊음은 이런 것이라는 식의 정답 같은 문장이 주는 폭력성을 경계하는 편이다. 그 문장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난도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불만이나 화가 날 때 가사를 많이 쓰기 때문에 ‘나는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이다’라는 느낌으로 이 곡들을 초반에 배치했다”고 했다.

이번 앨범을 관통하는 정서 중 하나는 공허함이다. ‘비싼 숙취’는 성취 이후의 공허함을 소재로 한 곡이다. 그는 “공허함과 마주했을 때 텅 빈 감정에 파묻혀서 지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앨범 작업을 하며 공허함을 많이 느꼈나.
“많이 느꼈다. 스스로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집중해봤을 때, 제가 놓인 감사한 환경과는 그것이 불합치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어떻게 합치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감사한 환경’은 오디션 우승 후 얻은 인기를 뜻하나.
“오디션 우승은 누가 봐도 큰 성취다. 여전히 감사하다. 다만, 더 감사해야 하고 더 욕망해야 하는 ‘더더더’의 세계관에 진입하게 되는 것 같다. 제가 느낀 만큼 행복하고 느낀 만큼 허탈해하고 싶은데, 순도 100%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도 했다. 주변 속도를 못 따라가 스스로 무너질까봐 경계하기도 했다.”

이승윤은 2020년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 ‘30호 가수’로 출연해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오디션 출신’ 타이틀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강한가.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오디션 가수’라는 포지셔닝을 이끌고 가기보단 내 음악을 하는 가수가 되려 한다.”
커버곡(다른 사람의 노래를 편곡해 부르는 곡)을 부르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인가.
“얘기하기 조심스럽다. 커버곡을 영원히 부르지 않겠다기보다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기반을 먼저 구축한 뒤 생각하고 싶다.”
이승윤의 음악과 장르는 어떤 것인가.
“제 음악의 토대는 밴드다. 어렸을 때부터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 음악을 듣고 자랐다. 그저 밴드 음악을 베이스로 이것저것 제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이다.”

현재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첫 전국투어 콘서트다. 18일 서울을 시작으로 두 달 동안 6개 도시에서 진행한다. 서울 공연 티켓은 예매 시작 3분 만에 전석이 매진됐다. 그는 “지금은 저 혼자 일방적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이번 투어에서는 새 앨범을 놓고 팬들과 공명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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