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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법원은 내국인 진료 말라, 이런 조건 적법"…1심 깨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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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내국인은 진료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개원을 허가한 것이 적법하다는 취지의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광주고법 제주행정1부(이경훈 부장판사)는 15일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이하 녹지제주)가 제주도를 상대로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을 파기하고 제주도 측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4월 1심 재판부는 “제주도가 녹지병원에 내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도록 조건부 허가를 내준 것은 법령상 근거가 없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주도지사의 경우 현행 제주특별법에 따라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국내 첫 영리병원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대비와 형평성 존중으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소송은 2018년 12월 5일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당시 내국인 진료 금지'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촉발했다. 녹지제주 측은 2019년 2월 제주도를 상대로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녹지제주 측은 원고 승소판결했지만 제주도는 제주도지사의 경우 현행 제주특별법에 따라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곧바로 항소했다.

이 소송과 별개로 지난해 6월 제주도가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른 외국인 투자 비율 조건을 어겼다는 점을 들어 녹지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녹지제주 측은 같은 해 9월 도를 상대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 취소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제주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영리병원을 개원하려면 외국인 투자 비율이 100분의 50 이상이어야 하지만, 녹지제주는 지난해 녹지병원 건물과 토지를 국내 법인에 매각했다.

해당 사건 첫 번째 변론기일은 오는 3월 14일 오후 3시 40분 제주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제주도는 녹지제주가 의료법상 개원 시한(허가 후 90일 이내)을 어겼다는 이유로 2019년 4월에도 녹지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이때도 녹지제주는 도를 상대로 병원 개설 허가 취소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냈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은 “허가 조건 변경 등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업무를 시작하지 않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며 녹지제주 측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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