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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이 띄운 당정일체론…“제왕적 총재는 시대 역행” 반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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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 ‘당정일체론’을 띄웠다.

장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정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계속 충돌했을 때 정권에 얼마나 큰 부담이 됐는지 우리 정당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당정 분리를 처음 도입한 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는데, 이후 노 전 대통령도 ‘이 문제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노 전 대통령 임기 말 지지율이 떨어지자 대선주자인 정동영 전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대통령 비판에 앞장선 데 이어 집단 탈당해 신당을 만든 걸 두고서다.

장 의원은 “미국은 대통령이 특정 대표 후보를 지지하고, 프랑스는 대통령이 명예당수로 활동한다”며 해외 사례도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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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친윤계 의원들도 가세했다. “정당 개혁 중 필요한 것이 당정 융합”(조수진 최고위원 후보), “당정 분리는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박수영 의원)는 주장도 나왔다.

당정일체론은 차기 주자로도 꼽히는 안철수 의원 견제 카드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국면부터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정당화하는 측면도 있다. 시대를 역행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당장 국민의힘 당헌 7조 대통령의 당직 겸임을 금지하는 등 당정 분리 원칙에 위배된다. 이준한(정치외교학) 인천대 교수는 “당정일체론을 당과 대통령이 협력한다는 의미를 넘어 대통령이 우위에서 ‘제왕적 총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고 했다.

조진만(정치외교학) 덕성여대 교수도 “노 전 대통령은 정권 말 여당 의원들의 집단 탈당 행태를 ‘책임 없는 정치’라고 비판한 것이지 당정일체나 제왕적 총재로 돌아가자고 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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