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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발 입국자만 "흰색비표 달아"…'노란 목걸이' 분노 中 보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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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비표 나눠주는 대한항공 승무원. 봉면신문 캡처=연합뉴스

흰색 비표 나눠주는 대한항공 승무원. 봉면신문 캡처=연합뉴스

중국이 다롄공항으로 입국하는 한국발 항공편 탑승 외국인들에게 흰색 비표를 착용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지난달 중국발 입국자 식별을 위해 노란색 카드 목걸이를 걸게 해 현지에서 차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중국이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환구시보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한 네티즌은 소셜미디어에 “다롄 저우수이쯔 국제공항이 한국인 입국자들에게 흰색 비표를 나눠줬다”며 관련 동영상을 공유했다.

이 네티즌은 “항공기가 착륙할 무렵 승무원들이 한국인 승객들에게 일일이 비표를 나눠주고 별도의 입국장 통로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안내했다”고 전했다. 해당 항공기는 대한항공이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봉면신문은 8일 공항에 문의 한 결과 “우리는 착륙 안내 업무만 담당하고, 비표 배부는 항공사가, PCR 검사는 해관(세관) 담당”이라고 답변했다. 해관 측은 “관련자들이 퇴근해 답변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은 해당 매체에 “우리에게는 비표를 착용하게 할 권한이 없다”며 “입국 관련 당국의 요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흰색 비표는 한국인뿐 아니라 중국 국적이 아닌 모든 외국인 입국자들에게 나눠준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대한항공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지난 3일부터 다롄에 도착하는 중국 국적 항공편을 포함한 모든 한국발 항공편은 외국 국적 승객에게 비표를 목에 걸게 하고 있다”며 “현지 해관 측에서 요구한 것이고, 비표도 해관이 제작해 나눠준다”고 설명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달 12일 “중·한 사이에 나타난 비자 풍파와 중국 국민이 (한국) 입국 과정에서 겪은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대우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고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불공정하고 차별적 대우’는 한국 방역 당국이 공항에서 중국발 입국자들에게 황색 카드를 목에 걸게 한 것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다롄 입국 한국발 외국인들에게 흰색 비표 착용을 요구하는 것은 이에 대한 대응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일부 중국 언론들은 중국발 입국자들에게 노란색 목걸이를 걸게 한 한국 측 조치가 차별이라고 주장하는 현지 분위기를 잇달아 비중 있게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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