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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의 ‘한 줌 허리’ 진짜였네

중앙선데이

입력

영화 '전쟁과 평화'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었던 오리지널 의상. 사진 이탈리아 무역공사

영화 '전쟁과 평화'에서 오드리 헵번이 입었던 오리지널 의상. 사진 이탈리아 무역공사

세기의 연인 오드리 헵번을 기억하는 이들은 그의 매력 중 하나로 깡마른 체구를 꼽기도 한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출연했을 때 그는 170cm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마른 체형이라 그리 커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허리 부분은 꽉 조이고 밑으로 가면서 퍼지는 풀 스커트와 짧은 커트 머리를 한 사랑스러우면서도 귀여운 공주 역할에 너무 잘 어울렸고, 결과적으로 그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원히 사랑받고 있다.

'이탈리아가 트렌드다' 전시 #할리우드 여배우들 위한 영화 의상 비롯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아카이빙 선보여

그런데 오드리 헵번은 진짜로 얼마나 말랐던 걸까. 그의 잘록했던 ‘한 줌 허리’를 확인할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가 있다. 오는 12일까지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하이스트리트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이탈리아가 트렌드다’ 전시다. 이탈리아 무역공사가 이탈리아 외무성·대사관과 협력해 주관하는 행사로 이탈리아 패션 유산인 50여 벌의 의상이 전시됐다.

'이탈리아가 트렌드다' 전시장과 전시작품들. 사진 이탈리아 무역공사

'이탈리아가 트렌드다' 전시장과 전시작품들. 사진 이탈리아 무역공사

조르지오 아르마니, 발렌티노, 에트로, 베르사체, 구찌, 프라다 등 이탈리아 패션 역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명품 패션 브랜드들의 기념비적인 의상들이 주로 전시되는데 이중에는 할리우드 여배우들과 디바, 유명 인사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들도 있어 특히 눈길을 끈다.
영화 ‘전쟁과 평화’(1956)에서 나타샤 역을 맡았던 오드리 헵번을 위해 디자이너 페르난도 가티노니가 제작한 의상을 비롯해 영화 ‘선인장의 꽃’(1969)에 출연했던 잉그리드 버그만의 의상,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영화 ‘돌체비타’(1960) 속 아니타 에크베르그의 의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탈리아가 트렌드다' 전시장과 전시작품들. 사진 이탈리아 무역공사

'이탈리아가 트렌드다' 전시장과 전시작품들. 사진 이탈리아 무역공사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는 “한국의 대중들과 패션업계 종사자들에게 이탈리아와 세계 패션의 역사를 장식한 상징적인 옷들을 소개하는 자리”라며 “더불어 이탈리아 패션의 특성과 혁신성을 잘 보여줄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시의 큐레이팅을 맡은 이탈리아 산업협회(unindustria) 산하 패션 및 디자인 부문의 스테파노 도니넬라 대표는 “어느 나라보다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의 서울에서 전시를 열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에도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많고 또 그들이 상당히 창의적이라고 들었다”며 “그런 그들에게 1950~60년대 이탈리아 패션의 창조적인 작업들을 꼭 소개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과거를 알아야 미래의 트렌드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가 트렌드다' 전시장과 전시작품들. 사진 이탈리아 무역공사

'이탈리아가 트렌드다' 전시장과 전시작품들. 사진 이탈리아 무역공사

도니텔라 대표는 “우리시대는 지금 패션의 큰 지각변동을 경험하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패션’에 주목할 때”라고도 했다. 실제로 50여 벌의 전시 의상 중에는 자투리 천을 이어붙여 만든 의상 등 지속가능한 패션을 보여주는 작품들도 포함됐다.
‘이탈리아가 트렌드다’ 전시는 무료로 참관이 가능하며, 전시 외 공간에서는 이탈리아 무역공사가 운영하고 다양한 이탈리아 브랜드들이 선보이는 제품과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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