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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계 찾은 이재명에, 홍영표 "당 단결, 이게 좋은 건지 모르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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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서 홍영표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서 홍영표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를 앞두고 비명계에 손을 내밀고 있다. 이번 주말 장외투쟁을 앞두고 당내 분열을 막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31일 오후 김종민·이원욱·조응천 등 비명계 의원을 중심으로 꾸려진 ‘민주당의 길’ 첫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자리니, 이런 자리는 많을수록 좋다”며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목소리, 의견, 지향이 모인 게 바로 정당이고, 민주적인 정당이라면 당 구성원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통해서 국민의 뜻에 부합하는 걸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에는 김영배·김종민·이원욱·조응천·박용진·홍영표 의원 등 21명이 참석했다. 대부분 이 대표에 쓴소리했던 의원이다. 반면 친명계는 이 대표 수행차 참석한 천준호 비서실장 외에 보이지 않았다. 이 대표는 참석자와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으나, 자신을 공개 비판했던 의원 사이에 앉아서는 다소 어색해하는 듯한 표정도 지었다.

이 자리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한듯한 발언도 나왔다. 홍영표 의원은 “지금처럼 당이 안정되고 단결된 때가 없었다”라면서도 “과거에 지금 같은 상황이면 당이 엄청난 갈등과 대립, 혼란 속에 있는데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토론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단일대오가 좋은 것 같지만, 지금 상황에 대해 다르게 판단하고 어떤 모색을 하는 사람도 많이 있지 않으냐”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며 서삼석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의 길 1차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회의장을 나서며 서삼석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토론회 이전에도 비명계와의 접점을 늘리려 했다. 서울중앙지검 출석 직전인 지난 26~27일엔 비명계가 대거 포진한 전북을 방문했다. 정세균계인 김수흥·신영대 의원과 친문계 한병도 의원과 나란히 서서 단합을 외쳤다. 이 대표가 설 연휴를 전후해 동료 의원 168명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에게 새해 안부 전화를 돌린 것을 두고도 “당내 규합에 신경 쓰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비명계에 손을 내미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엔 웃으면서 “비명계가 아니라고 하던데요”라고 답했다.

이 대표 발언 수위는 더 거세지고 있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300만 달러 방북 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은데, 종전의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페이스북에는 4일 열리는 ‘윤석열정권 검사독재정권 규탄 국민보고대회’ 일정을 올리며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공포 정치를 막아내고, 국민의 삶을 지켜내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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