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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현수막에 '사기꾼' 낙서…재판 넘겨진 40대 벌금 50만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현수막에 '사기꾼' 등의 낙서를 해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15일 서울 용산구 버스정류장 인근 길가에 걸린 이재명 후보 현수막의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문구 앞에 유성 매직으로 '사기, 범죄에'라고 써넣었다. 여백에는 '유전무죄 조작 이죄명은 유죄' '사기꾼' 등의 문구를 적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훼손이란 '헐어서 못 쓰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작은 글씨를 쓴 것을 현수막 훼손이라고 보기 어렵고, 문구를 기재한 행위는 유권자로서 의견 개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철거까지는 아니더라도 물리적이거나 다른 방법으로 선전시설 효용을 상실·감소시키는 행위는 모두 '훼손'에 해당한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사기, '범죄' 등 비난 문구는 후보자의 정치적 공약이나 식견을 홍보하려는 현수막의 효용을 충분히 해친 것"이라며 "특정 후보자의 공약이 자기 생각에 반한다며 현수막에 비난 문구를 기재해 훼손하는 것은 유권자의 정당한 의견 개진을 넘어서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벽보, 현수막, 기타 선전 시설을 훼손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240조 제1항 등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해달라는 A씨의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평등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알 권리 등을 침해하거나,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 등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선고 당일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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