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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맞나요? 5분간 차 100대 지나갔다…한 대학의 비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끼익” 차단봉 비명…5분간 통과차 100대

지난 18일 경남 창원 의창구 창원대 북문 출입구. 국도25호선에서 내려와 창원시내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줄줄이 서 있다. 안대훈 기자

지난 18일 경남 창원 의창구 창원대 북문 출입구. 국도25호선에서 내려와 창원시내로 진입하려는 차들이 줄줄이 서 있다. 안대훈 기자

지난 19일 오전 8시쯤 경남 창원대 북문. 수많은 자동차 줄줄이 출입구를 통과했다. 차단봉은  “끼익” 소리를 내며, 쉴 틈 없이 오르내리고 있었다. 직접 세어보니, 5분 동안 지나간 차만 100대 가까이 됐다. 3초당 1대가 창원대로 들어간 셈이다.

대학 캠퍼스 내 왕복 2차선 도로는 정체됐다 풀리기를 반복했다. 이들 출입차는 대부분 5분도 안 돼 다시 정문으로 빠져나갔다. 반대로 정문이나 동문으로 들어와 북문으로 빠져나가는 차도 많았다. 매일 아침 출근 시간 창원대 캠퍼스에서 펼쳐지는 풍경이다. 퇴근 시간에도 마찬가지다.

‘상습정체’ 창원중앙역 도로 피해, 창원대로 진입

지난 19일 오전 8시30분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중앙역 주변도로. 국도25호선에서 내려와 창원시내로 진입하려는 차들로 정체되고 있다. 안대훈 기자

지난 19일 오전 8시30분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중앙역 주변도로. 국도25호선에서 내려와 창원시내로 진입하려는 차들로 정체되고 있다. 안대훈 기자

출퇴근 시간대 창원대를 10분 이내 들어왔다 나가는 ‘단순 통과차’는 대부분 국도25호선 이용 차다. 창원대 북문 출입구가 국도25호선 방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창원 의창구 동읍, 김해 진영읍 등 방면에서 국도25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차는 경남도청 등 공공기관이 밀집한 창원 시내로 진입하기 위해 창원대를 경유한다.

출퇴근 시간에는 국도25호선에서 창원중앙역 방면 도로(왕복 2차로)를 이용하지만, 이 구간이 늘 상습정체 구간이어서 창원대로 유입된다.

‘슥~’ 통과車 연 138만대…교통사고 27건

지난해 9월 관광버스가 들이받아 파손된 경남 창원대 북문 출입구 주차게이트. 사진 창원대

지난해 9월 관광버스가 들이받아 파손된 경남 창원대 북문 출입구 주차게이트. 사진 창원대

창원대에 따르면 지난해 창원대로 들어왔다가 곧바로 나간 단순 통과차는 138만7290대로, 전체 진입차 217만384대 가운데 63.9%를 차지했다. 앞서 2020년과 2021년에도 단순 통과차는 각 118만1376대(전체 65.5%), 116만9001대(전체 61.1%)에 달했다. 2021년 4월 창원대 북문·정문·동문·서문 등 출입구 4곳 중 1곳을 완전히 폐쇄하기도 했지만, 단순 통과차는 줄지 않았다.

창원대는 통과차가 많아지면서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캠퍼스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만 27건이다. 이들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차단봉 등 출입구 시설물이 파손됐다. 이 때문에 대학 구성원은 북문 폐쇄, 통행료 부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 2014년 창원대는 단순 통과차에 안전부담금을 징수하려 했지만, 지역민이 반발하자 중단했다.

경남 창원대 대학본부 앞 전광판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하여 캠퍼스 단순 통과차량의 학내 출입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떠 있다. 사진 창원대

경남 창원대 대학본부 앞 전광판에 “학생들의 안전을 위하여 캠퍼스 단순 통과차량의 학내 출입을 삼가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글이 떠 있다. 사진 창원대

창원대는 안전을 위해 과속방지턱을 추가로 설치하고 S자 유선형 도로와 회전교차로, 30㎞ 속도제한 표지판도 설치했다. 이어 대형트럭 진입방지 차원에서 북문에 3m 높이 제한봉도 만들었다. 대학본부는 다른 대학 단순 통과차 통행료 징수 사례 등을 검토하는 등 대책을 마련중이다.

현재 창원대는 1시간 이내 주차하면 요금을 받지 않는다. 전국 17개 국립대학 중 부산대ㆍ부경대ㆍ서울대 등 9곳은 30분 이내 같은 곳으로 출입할 때만 요금을 면제하고 있다.

창원시, 창원중앙역 교통환경 개선 진행

창원시는 상습 정체구간인 창원중앙역 주변 교통환경 개선에 나섰다. 우선, 창원중앙역 공영주차장 부근 삼거리를 신호교차로에서 회전교차로로 바꾸고 있다. 이 공사는 오는 4월 끝난다. 향후 국도25호선~창원중앙역 간 왕복2차로를 왕복4차로로 넓히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창원시 관계자는 “회전교차로 설치 이후 상황을 보고 도로망 확충 사업 진행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며 “확장 구간에 개발제한구역, 철도보호구역이 포함돼 있어 코레일 등 다른 기관과도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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