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디지털 세상 읽기

MS 검색엔진 ‘빙’ 귀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1990년대 PC시장을 장악했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시장에서 고전했던 데는 구글이 검색의 강자로 떠오르는 것을 막지 못했던 탓이 크다. 구글 창업자들은 애초에 검색 엔진으로 사업을 하기보다 야후나 MS에 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1990년대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오랜 법정 싸움을 했던 MS는 구글을 인수해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기 싫었고, 그 사이 구글은 인터넷 공룡으로 자라났다.

검색 광고 수익을 놓치게 된 MS는 뒤늦게 빙(Bing)이라는 검색엔진을 개발해서 검색 시장의 일부를 차지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MS가 아무리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빙을 홍보해도 오히려 역효과만 내며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런데 MS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인공지능 챗GPT를 빙에 탑재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다. 챗GPT는 오픈AI라는 스타트업에서 만들었지만, MS는 이 프로젝트에 무려 10억 달러를 투자해서 키우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 말 챗GPT가 큰 관심을 모았을 때 “이건 어쩌면 빙의 복수일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지난주 보도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었고, 챗GPT가 들어간 새로운 빙이 구글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구글에서는 적색경보(코드 레드)가 발동되었다. 구글 사용자가 한순간에 사라질 리는 없다. 하지만 구글에서 검색하는 대신 빙을 사용해 인공지능과 대화하듯 답을 알아내는 게 훨씬 편리하다는 사실이 자리 잡는 순간 구글은 검색 시장에서 큰 파이 한 쪽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