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1위 여론조사에...나경원 측 "선거기획사가 의뢰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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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중앙포토

나경원 측, 거듭 신뢰성 의혹 제기…“여론마사지 필요했다는 증거”

국민의힘 지지층을 상대로 차기 당대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김기현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오차범위 내에서 제쳤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나 전 의원 측 박종희 전 의원이 “선거기획사가 의뢰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박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리얼미터가 12~13일 이틀간 벌인 국민의 힘 당대표 여론조사의 공정성, 신뢰성 등에 대해 이상한 점이 계속 발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상의 여론조사는 언론사가 의뢰하는 모양새를 갖춘다”며 “그런데 이 조사는 ㈜플랜에이컨설팅이라는 선거기획사에서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의원이 지적한 여론조사를 의뢰한 언론사가 미디어트리뷴인데, 이곳의 주소와 연락처가 ㈜플랜에이컨설팅과 동일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종희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에 박 전 의원은 “누군가가 나 전 대표를 둘러싼 정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여론마사지’가 필요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여론조사 업체 대표가 여론조사 진행 중에 1, 2위가 바뀔 것으로 예측했고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되는 매체에는 이 업체의 수석전문위원이라는 분이 ‘대통령과 나경원 전 대표의 갈등 국면이 2라운드로 가면서 나 전 대표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 이탈표가 나 전 대표 이탈층을 흡수할 것’이라고 했다”면서 “김 전 의원에 대해선 ‘대세론을 점화할 물적 토대를 갖추었다’고 친절한 분석까지 곁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여론조사 업체 대표와 임직원이 북 치고 장구 치고 노래까지 부른 격”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의원은 “이번 여론조사는 비용이 1000만원 이상 들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 비용을 누가 댔을까요. 리얼미터 조사는 과연 공정했을까요”라며 “누군가 고발하면 당장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임의전화걸기(ARS RDD) 방식으로 응답률이 3.7%인데, 이런 여론조사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가 뻔히 보이는 여론 마사지에 속을 당원들이 얼마나 되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박 전 의원이 지적한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를 받아 지난 12~13일 진행했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250명을 대상으로 한 해당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에게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에 대한 지지도와 당선 가능성을 물은 결과, 김 의원은 32.5%, 나 전 의원은 26.9%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3.7%,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8%포인트(국민의힘 지지층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3%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