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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英왕 행진곡 틀더니…尹정부 취임식부터 근본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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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사진 청와대사진기자단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지난해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을 본 뒤 “앞으로 이 정부가 상당히 근본이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지금도 그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11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내가 전임 대통령을 모시고 윤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이것만은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한 게 있었다”며 이런 내용을 언급했다. 탁 전 비서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1195개의 행사를 치르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모은 책인 ‘미스터 프레지던트’ 출간을 앞두고 있다.

탁 전 비서관은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이 있다. 이걸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식에서) 많이 썼는데, 아시다시피 그 노래는 영국 왕의 행진곡으로 쓰였던 곡이라 여러 가지 면에서 사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쓰기엔 적절치 않은 곡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곡이 (윤 대통령 취임식에서) 바로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연출하는 사람으로서, 혼자 내 영역에서의 판단이지만 ‘앞으로 이 정부가 앞으로 상당히 근본이 없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러고 나서 진행돼 오는 과정들도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15일 국정과제점검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해 12월 15일 국정과제점검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해 말 생중계가 됐던 ‘국정과제 점검회의’에 대해서도 “쇼를 하려면 잘해야 한다”라며 혹평을 남겼다.

탁 전 비서관은 “리허설은 해야 한다. 대통령을 모시고 하는 생방송 토크를 어떻게 리허설을 안 할 수가 있나”라며 “하지만 거기서 리허설이란 건 카메라 리허설, 그리고 질문자의 위치나 전체적인 흐름을 봐야 하는 사회자의 대본 리허설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답변을 앉아서 리허설한다거나 혹은 장관이 답변할 때 어떻게 답변을 할지를 미리 정해놓고 읽는다거나, 이런 것들은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답변을 리허설하는 건 누가 봐도 이상한 것이다. 그런데 그게 공개가 되니까 (대통령실이) ‘어떻게 그걸 공개할 수 있나’라는 건 외적인 걸 물고 늘어지는 거라 보기가 참 안 좋더라”라고 질타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당시 차관급인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것에 대해 ‘쇼통령’ ‘보여주기식이다’ 등의 비판이 나왔던 것에 대해선 “정치는 모든 영역에서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보여줌으로써 행하는 것이 정치지 보여주지 않는 정치가 있나.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가 있나”라고 반박했다. 통상 대통령은 장관급 이상에 직접 임명장을 수여한다.

앞서 YTN은 지난달 국정과제 점검회의의 사전 리허설을 보도했는데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이 ‘답변 리허설을 한다’라며 논란이 인 뒤 삭제 조치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테스트 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해 마치 사전에 기획된 행사인 양 악의적으로 편집했다”며 YTN을 비판하는 한편 ‘답변 리허설’ 논란을 정면 반박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2시간 30분이 넘는 생중계 행사에선 순서조정 등 사전 기술적 점검이 당연히 필요하다. 대통령은 원래 리허설을 하지 않지만, 기술점검 때 나온 대통령의 예상 답변은 당연한 내용이다. 대통령의 평소 철학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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