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소방서장 보완수사 요청…특수본 "정무적 판단이냐"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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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손제한 경무관·특수본)는 검찰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구속영장신청 보완수사요청에 대해 29일 “납득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희생자 생존·사망시각을 정확히 밝히라는 검찰의 보완수사 지시는 사실상 불구속 수사를 하라는 것이라는 성토까지 나왔다.

특수본은 영장재신청과 별도로 소방청의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 허위 공문서 작성 의혹 관련해 소방청 간부 2명을 피의자로 소환하며 소방의 초동 대응 실패뿐만 아니라 사후 증거인멸로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재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재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본 관계자는 이날 서울 마포구 마포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내용은 피해자 158명의 최종 생존 시각과 구조된 시간, 구조 후 방치된 시간 등을 특정해달라는 것”이라며 “일부 피해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이 부분에 대해 (검·경이) 공통된 의견 갖고 있음에도 보완수사 요구에 (이같은 요구를) 포함다”라고 말했다. 특수본은 검찰의 희생자 생존·사망 시각 특정 요구에 대해 “신의 영역”이라며 의학적으로도 추가 확인은 어렵다고 항변했다.

특수본은 지난 27일 사고 예방과 구조 실패의 책임을 물어 최 서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이태원 참사 직후 현장에 도착하고도 40여분간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아 '골든 타임'을 낭비해 피해를 키웠다고 영장신청서에 적시했다. 영장 청구 여부를 이틀 동안 검토한 검찰은 28일 전날 보완수사를 요청했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검찰의 보완수사 요청에 대한 반응에 신중했던 경찰이 강력 반발에 나선 건 158명 희생자 전원의 생존·사망시각 보완 요청은 검찰이 사실상 구속 수사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수본은 지난 5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구속영장이 처음 기각된 이후 서울서부지검과 영장신청 단계부터 긴밀하게 논의한 정황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3주 동안 주요기관 책임자에 대한 신병 확보를 위해 다양한 수사 의견을 상호 교환하고 강도 높은 보강 수사를 진행했다”며 “서부지검의 보완수사 요구 중에서는 검찰 의견에 따른 보강수사를 한 상당 부분이 수사 기록에 적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도 희생자 사망 시각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며 “경찰 책임을 강조한 대통령의 지시 등 정무적인 판단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라고 내부의 반발 분위기를 전했다.

우상호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특조위원들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현장을 찾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브리핑을 들으며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우상호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특조위원들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현장을 찾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브리핑을 들으며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검찰은 용산경찰서·용산구청과 달리 구조 현장을 지휘한 용산소방서에 대해서는 구조의 과실과 희생자 규모의 인과 관계 입증을 위해서는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구조 현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제한적인 상황과 특수성을 폭넓게 고려하는 법원의 판례 경향을 고려하면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 보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특수본의 공개 반발에 대해 “보완수사요청서로 이미 의견을 전달했다. 별도로 입장을 밝힐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일정한 보강 수사 후 최 서장에 대한 영장을 재신청하다는 입장이지만 불구속 송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수본은 최 서장 보강수사요청과 별개로 소방청의 중앙통제단 작동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의혹 수사에는 속도를 냈다. 특수본은 이날 이일 119대응국장과 엄준욱119종합상황실장을 허위공문서작성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문건이 생산된 경위를 추궁했다. 특수본은 소방청이 중앙통제단을 제대로 꾸리지 않고도 사고 직후부터 가동된 것처럼 문건을 허위로 작성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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