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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 미래다]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한 SW 교육의 획기적 혁신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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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기고 박재현 중앙대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총괄 책임교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북대서양 조약기구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우크라이나 전쟁 물자 지원으로 신냉전 시대가 가시화되었다. 전 세계가 각 나라의 이익에 맞추어서 분화되고 있는 이때, 기술 분야는 물론 인공지능(AI)과 통신시스템 같은 첨단 분야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경쟁과 직접적인 견제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이러한 대외환경 내에서 반도체 산업과 휴대전화, 무선통신 장비산업, 자동차 산업 등을 기반으로 한국의 위상은 확고한 것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최근에 각종 항공우주 기술을 내재화하여 비행기와 발사체,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을 자력으로 개발하고, 거의 모든 기술을 개발한 선진국이 되었다. 분단이라는 우리의 쓰라린 역사에서 생존을 위해서 시작된 방위산업이 주력 수출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눈부신 성과는 잘 교육된 사람에서 시작

이러한 혼란한 시대에도 지속해서 이루어지는 대한민국의 기술 개발의 눈부신 성과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이러한 제품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수한 인력들이 수요에 근거한 정책을 수립하고, 국책 연구소들과 산업체들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다하였다. 그 결과 이러한 제품들이 개발되었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서, 이 모든 결과들은 결국 사람들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가 살아온 시대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코로나19로 지난 2년 반 동안 빠르게 진행되었다. 디지털 전환은 기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가 새로운 가치를 가지도록 하기 위해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데이터에 근거해서 비즈니스 모델과 업무 프로세스를 변환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낼 소프트웨어(SW) 도구들과 이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대학이 앞장서 SW 전문 인력 양성

사람들은 수학을 사용해 논리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 수학으로 풀 수 있는 문제들 보다, 수학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문제들이 더 많다. 이러한 복잡한 문제들은 컴퓨터를 사용해서 어느 정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10년간 급격하게 발전한 인공지능도 이러한 분야 중의 하나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문제 해결은 수학과는 다른 측면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고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는 대학교육을 중심으로 SW로 문제를 해결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운영 중인 ‘SW중심대학’이 대표적인 재정지원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학의 교육체계를 SW 중심으로 혁신하여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 수요에 부합하는 SW 전문·융합 인재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2015년부터 운영해왔다.

중앙대학교를 포함한 44개의 SW중심대학들은 현장이 요구하는 SW 전문·융합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산업맞춤형 교과과정 개편, 교육 인프라 개선 등을 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취업과 전공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학·석사 연계과정 등 연구 참여 기회는 물론 해외연수, 현장실습, 장학금과 같은 다양한 교육활동을 제공하고 있다. SW 전공이 아닌 학생들에게도 융합전공을 비롯한 복수전공, 부전공의 기회를 줘 자신의 전공지식과 SW 역량을 결합하여 해당 분야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습자 중심 교육혁신으로 인재 육성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서 만들어지는 창의적인 제품이란 언제든지 판매가 가능한 다수에게 유용하며 가치 있는 최소의 기능들을 가진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가치를 지닌 창의적인 제품을 만드는 인재들을 어떻게 육성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답으로 교육 분야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 혁신이 제시되고 있다. 대학은 이제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각 개인의 소질을 계발하여 역량을 육성하여야 한다. SW중심대학은 SW중심으로 대학을 혁신할 뿐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활동 제공 등 대학 전반의 교육을 학생 중심으로 혁신하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 기대한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0년 전보다 32% 증가했다. 우리는 산업과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교육에 투자할 만큼 충분한 자본을 투자하여 이 나라의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그리고 이 혼란한 시대를 헤쳐 나갈 미래 세대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지 또한 되돌아볼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박재현 교수는 중앙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중앙대 다빈치SW교육원 원장과 다빈치 오픈소스SW센터장을 맡고 있다.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 최우수 연구논문상 금상과 삼성전자 연구개발 우수상 은상을 수상했다. 최초의 국산 위성인 우리별 2호의 국산제어컴퓨터의 운영체제를 개발했고, 이동통신 시스템의 고속 데이터 교환기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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