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교사의 체벌」이렇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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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심한 매질엔 반항감만>-이정민<서울 동작구 흑석 3동64의50>
나는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으로서 교사의 체벌을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이다.
도덕적인 선도를 하기보다는 체벌이 앞서는 경우 감정에 치우쳐 일관성이 없거나 지나치거나 학생이 납득할 수 없을 만큼 체벌의 이유가 사소한 경우가 허다하다.
더구나 남학교에서는 따귀·구타와 폭행에 가까운 체벌도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학생은 극도의 모멸감과 수치심·분노마저 느끼게 되며 당사자가 아닌 다른 학생들까지 그 선생님에 대한 호감이나 존경을 완전히 지우게 된다.
진정한 선도란 마음을 터놓은 진지하고 합리적인 대화와 도덕적인 감화에 의해 이루어져야한다. 따라서 교사가 체벌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덕 없음과 무능력함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사는 아무나되어서는 안되며 교육적 사명과 봉사정신이 투철하며 성숙한 인격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때려야 말을 듣는 동물이 아니다. 우리는 체벌대신사랑의 말씀과 훌륭한 인품으로
우리를 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선생님을 원한다.

<인간적 감화로 바꿔야>김병수-<충북 청원군 강내면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4>
교사가 체벌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학생들의 행동교정에 있다. 그러나 체벌을 받은 학생의 행동은 체벌의 조건이 없으면 재현된다. 그리고 지적인 것에 못지 않게 강조되어야 할 정서적인 측면에 있어 체벌은 어린 학생들에게 정서불안·불만감등을 초래하게 한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체벌은 힘에 의한 강제 방법으로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무시하는 처사고 반 교육적인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훌륭한 스승만이 훌륭한 교육을 담보할 수 있다. 이는 스승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할 수 있는 권위인 교권이 확립되었을 때만이 가능한 말이다. 교권은 체벌로써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교사의 품성·자질·태도등 교사의 인격에 관련된 문제인 것이다.
민주적인 현대교육을 논하는 이 시점에서 체벌보다는 사랑과 인정으로 대처해나가는 교사의 슬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해보니 매 없이도 가능>-서여선<경남 진해시 도만동 도만아파트9동504호>
모든 교사도 결국 학부형의 입장에 서게 될 것이고, 과거교직에 있어 본 나의 체험으로도 체벌만이 최선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육체적으로 큰 고통을 주는 체벌을 가했을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증오의 눈빛이 강했고 크게 반성하는 빛은 오히려 약했던 기억이 많았다. 반항적으로 대드는 경우도 있었다.
차츰 매를 멀리하면서 말썽피우는 아이에겐 따로 개인 면담을 통해서 관심을 보이고 뒤떨어진 공부도 즐거운 마음으로 가르쳐주었더니 여러 면에서 반응이 좋았다.
오래 매를 들지 않자 집으로 매를 만들어 갖고 와서 좀 때려달라는 아이도 있었고, 편지로 부탁하는 아이도 있어 교육적으로 어느 목이 더 현명한지 설명해주며 대응해 나갔었다. 힘들지만 모든 교사들이 훈계를 체벌에 앞선 방책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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