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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테슬라…中공장은 스톱, 美선 '충전 먹통' 사태 터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20년 1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에서 테슬라 모델3 전기차가 생산된 것을 기념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20년 1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에서 테슬라 모델3 전기차가 생산된 것을 기념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가 잇따른 악재에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 전기차 생산의 절반을 책임졌던 중국 상하이 공장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가동을 멈췄다. 미국에선 살인적 한파 속에 테슬라 전기차 충전시스템이 먹통이 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中코로나 확산에 공장 근로자들 감염”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24일 상하이 기가팩토리 공장의 운영을 중단했다. 내부 공지문을 통해 오전 근무를 취소하고 모든 근로자에게 휴가를 사용하라고 안내했다. 앞서 이달 초 공장 측은 25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전기차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 밝혔는데, 갑자기 하루를 앞당겼다. 중단의 뚜렷한 이유를 공장 측은 밝히지 않았지만, 로이터는 “상하이 공장과 협력업체 직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탓에 지난주 공장 운영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중국에선 지난 7일 봉쇄 위주의 코로나19 방역을 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한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500억 위안(약 9조원)을 들여 만든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가 해외에 건설한 첫 공장이자 주요 생산기지다. 지난해 상하이 공장에서 만들어져 인도된 전기차는 48만4130대다. 테슬라의 전 세계 전기차 인도량(93만6172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역대급 美한파속 테슬라 충전 먹통

미국의 유명 라디오 진행자 도미닉 나티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테슬라 충전이 안 돼 크리스마스이브에 계획을 취소했다는 사연을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에 올렸다. 사진 도미닉 나티 틱톡 캡처

미국의 유명 라디오 진행자 도미닉 나티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테슬라 충전이 안 돼 크리스마스이브에 계획을 취소했다는 사연을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에 올렸다. 사진 도미닉 나티 틱톡 캡처

이런 가운데 미국에선 테슬라 전기차의 품질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미 유명 라디오 진행자인 도미닉 나티는 자신의 테슬라S 차량의 충전이 먹통이 됐다는 사연을 동영상 공유 앱인 틱톡에 올렸다. 나티는 “23일 배터리가 40%까지 떨어져 테슬라S를 급속 충전(슈퍼차저)에 연결했지만 두 시간이 지나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나티에 따르면 당시 기온은 섭씨 영하 7도였다. 그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숫자는 더 낮아져 결국 충전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국에서는 지역에 따라 최저 영하 40도 안팎의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미 위기인 테슬라…트위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2020년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20년 중국 상하이 테슬라 기가팩토리 공장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와 혹한이 아니어도 테슬라는 이미 위기에 휩싸여 있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 23일 123.15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가(407.36 달러)와 비교하면 70% 폭락했다. 여기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 트위터 인수와 경영에 집중하며 ‘딴짓’을 한다는 인상을 준 것이 큰 영향을 줬다. 하지만 시장에선 머스크 리스크 외에도 테슬라가 근본적인 경쟁력 위기에 맞닥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우선 수요가 줄고 있다. 전기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는 지난 19일 테슬라의 글로벌 추정 주문 잔고가 지난 7월 말 약 50만대에서 지난달 말 19만대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인 중국에서도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2023년 중국 내 전기차 예상 판매량은 900만대로 전년 대비 35%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증가율은 90.3%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가 계속 오르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신차 수요가 줄어들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중국 내에선 테슬라 전기차 재고가 쌓이고 있다. 테슬라 측은 부인했지만, 지난 5일엔 상하이 공장이 수요 부진으로 감산에 들어갔다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추격자 분발에 흔들리는 업계 1위 자리  

후발 주자들의 추격으로 시장 경쟁도 심화했다. 미국에선 테슬라가 1위지만 포드, 리비안 등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시장조사기관 S&P글로벌은 “지난 2020년 79%이던 테슬라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올해 3분기 61%로 떨어졌다”며 “2025년에는 20%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서도 자국 전기차 기업 BYD가 테슬라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WSJ은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기차의 모델이 늘면서 테슬라에 강한 수익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2년 넘게 신차를 출시하지 않는 것도 경쟁력 하락의 이유로 꼽힌다. 테슬라는 지난 2016년 모델3, 2020년 모델Y를 선보인 후 외관 디자인을 전혀 바꾸지 않고 소프트웨어만 업데이트해 제품을 팔고 있다. 미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테슬라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지 않아 전기차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잃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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