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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골든타임 못 지켰다…지난해 급성심장정지 환자 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월 1일 오전 대구 달서구 성지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교내 안전체험교실에서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받고 있다. 뉴스1

11월 1일 오전 대구 달서구 성지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교내 안전체험교실에서 심폐소생술(CPR) 교육을 받고 있다. 뉴스1

지난해 급성심장정지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가 역대 가장 많은 3만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환자 발생은 늘었지만, 생존율은 7.3%로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감소했다.

질병관리청은 2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 급성심장정지 발생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급성심장정지는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장 기능이 갑자기 멈춰 신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골든타임이 생명이라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2006년 이후 환자 최다…70대 이상이 절반

2021년 한 해 동안 119구급대의 구급활동일지를 조사한 결과 급성심장정지로 이송된 환자는 총 3만3235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해 3만1652명이었던 것보다 1583명 늘었으며 조사가 시작된 20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을 보면 2006년 39.8명에서 2021년 64.7명으로 1.6배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1.7배 이상 높았다. 10만 명당 남성의 발생률은 82.4명, 여성은 47.2명이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 환자가 1만7704명으로 전체의 53.3%를 차지했다. 질병청은 “인구 고령화를 고려하면 70대 이상 급성심장정지 환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존율 지속 감소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반면 생존율은 7.3%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발생한 급성심장정지 환자 가운데 의무기록조사가 완료된 3만3041명 중 생존자는 2410명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생존율이 8.7%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2020년 7.5%에 이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미국과 영국에서도 2019년에 비해 2020년 생존율이 감소했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출동 대기 중인 구급대가 충분하지 못한 점, 이송 가능한 병원 섭외가 원활하지 못한 점, 전문 치료 시작 시간이 지연된 점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목격자에 의해 즉각적으로 심폐소생술을 받은 경우 생존율은 11.6%로 미시행일 때 5.3%를 기록했던 것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 28.8%를 기록했다.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서 2030년 일반인 심폐소생술 시행률 목표를 37%로 설정했는데 매년 2%포인트 내외의 증가율을 유지한다면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폐소생술 시행률 증가에도 전체 생존율은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질병청은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신고자가 심폐소생술을 하도록 유도한다.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할 줄 아는 사람이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것보다는 효율이 낮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폐소생술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한번 교육받은 사람도 일정 주기로 재교육을 해서 심폐소생술 품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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