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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위 아파트 헬리오시티, 1년새 8억 내린 매물 등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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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최근 국내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인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 전용면적 84㎡에 15억 원대 매물이 등장하면서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가 술렁였다. 15억원은 약 3년 전인 2019년 초반에 거래되던 시세다.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해 10월 23억8000만원(29층)에 최고가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7억2000만원 내린 16억6000만원(17층)에 손바뀜했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는 해당 면적 저층 기준 최저 호가는 15억5000만원까지 내려갔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특히 부동산 커뮤니티 등을 통해서 15억원에 거래 가능한 매물이 등장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매수 대기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 단지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25일 “부동산 카페 등을 보고 가격과 거래 가능 여부 등을 묻는 전화가 평소보다 많이 걸려왔다”며 “현재 전세를 낀 일부 저층 매물이 15억원대에 나온 것은 맞지만, 사람들이 선호하는 중층 이상 매물의 경우 16억원 중반 정도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이 집계한 국내 시가총액 1위 아파트인 헬리오시티(15조800억원)는 ‘강남 3구’ 중 하나인 송파구에 위치한 데다 단지 규모가 커 거래 가능한 매물이 많고, 정부 정책이나 금리 인상 등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외부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 때문에 헬리오시티는 서울 아파트 시세 흐름을 전망하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특히 헬리오시티에는 2020~2021년 집값 폭등기에 ‘영끌족’ ‘갭투자자’ 등 투자 수요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값이 정점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올해 초 높은 가격에 매입한 집을 급하게 처분한 사례도 나온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헬리오시티 전용 84㎡의 경우 지난 10월 이후 거래된 16건 가운데 3건이 매입 후 2년이 지나지 않은 거래였다. 한 집주인은 지난 7월 12억원에 전세계약이 돼 있는 집을 21억원(15층)에 샀다가 4개월 만에 4억3000만원을 손해 보고 지난달 16억7000만원에 처분했다.

헬리오시티처럼 부동산 시세 흐름을 주도하는 주요 지역의 ‘대장 아파트’에서도 급락세가 두드러진다. 25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주택동향에 따르면 이달 ‘KB선도아파트50’ 지수는 한 달 전보다 2.5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선도아파트50’ 지수는 전국 아파트 단지 중 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지난달(-3.14%)보다는 하락 폭이 다소 줄었지만, 이 역시 해당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두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KB선도아파트50’ 지수는 지난 7월 -0.24%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고, 올 하반기에만 9.55%가 떨어졌다. 올해 월간 누적 변동 폭은 -7.55%다. 특히 올해 KB 월간 누적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3.19%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대장 아파트’의 하락 폭이 두 배 이상 더 크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거래 가능한 매물이 항상 많은 대단지 아파트는 하락할 때나 상승할 때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지금처럼 거래 절벽에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도 나중에 되팔기가 수월한 대단지 아파트 위주로 실수요자가 몰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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