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운 좋다" 무당 신빨 믿었는데…취준생들 6억원 뺏겼다

‘사업운이 좋다’는 거짓 점괘로 사회초년생에게 6억여원을 가로챈 무속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강상묵 부장검사)는 사기 혐의로 무속인 A씨(여·50대)를 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7~2020년 사촌동생인 B씨와 공모해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피해자 7명으로부터 약 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성공한 사업가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사촌누나가 신빨 있는 무당인데 사업운을 물어보자”고 회유했다. A씨는 “사업운이 너무 좋다. B씨는 성공한 사업가이고, 지금 대운이 있어 같이 사업하면 성공한다”고 거짓점괘로 피해자들을 속여 투자금을 가로챘다.

피해자들을 속여 가로챈 투자금은 사업 운영에 ‘돌려막기식’으로 사용되거나 일당의 채무변제에 사용됐다.

A씨는 피해자들이 사기 사실을 눈치채고 항의하자 무속신앙을 내세워 겁을 주고 고소를 못하도록 회유하기도 했다.

A씨는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공범인 B씨는 자신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금융거래내역, 문자메시지, 대화녹취 등을 분석해 B씨가 피해자들에게 가로챈 투자금 일부를 A씨에게 꾸준히 송금해 이익금을 분배한 사실을 밝혀냈다.

B씨는 같은 혐의로 이미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대부분은 군대를 막 제대하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20대 사회초년생들이었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A, B씨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무속신앙에 의존하고 싶어하는 피해자들의 마음을 교묘하게 이용했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민생침해사범 등 중요 사안에 검찰의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