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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시의회 참 어이 없다"…대구 신청사 보류, 무슨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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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 뉴스1

대구시 신청사 건립 사업을 두고 대구시와 대구시의회가 ‘강 대 강’ 양상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대구시가 3년 전 시민평가단 회의 등을 거친 신청사 사업계획을 축소하자 시의회가 130억원 넘는 설계용역비를 전액 삭감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관련 시청 내 조직을 아예 없애버리는 맞불을 놨다.

대구시-시의회 힘겨루기 양상 

18일 대구시와 대구시의회에 따르면 대구시는 홍 시장 취임 이후인 올 8월쯤 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하고 시의 빚 부담 즉 부채비율을 줄이고자 기존에 예정한 달서구 두류동 신청사 이전 부지 15만8000여㎡ 가운데 절반 이상인 9만여㎡를 매각하는 새 계획안을 냈다. 이전 부지에 상업시설 등을 유치하는 안도 더했다. 계획이 바뀌면서 당초 목표하던 완공 시기도 2026년에서 2028년으로 2년 늦춰졌다.

그러자 달서구 일부 주민들과 지역구 의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사업 부지 축소, 기존 사업 계획 번복 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달서구 지역구 의원들은 “신청사 건립 약속을 당초 계획대로 이행하라”며 결의대회도 열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달서구병)도 최근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신청사 이전 부지 매각 대상 규모를 시가 계획한 9만여㎡에서 3만3000여㎡로 축소하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달서구 한 봉사단체 대표는 “대구신청사 건립추진공론화위원회를 거친 이 사업은 2019년 말 시민평가단 250명이 2박 3일 합숙토론까지 거쳐 달서구 두류정수장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때 사업 추진 규모와 계획 등 다 나온 것 아닌가. 바뀌는 것에 대해 상당수 지역 주민의 불만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의회 예산 전액 깎고...시는 부서 없애 

이후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열린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 와중 예결특위가 신청사 설계 공모 설계비 130억 4000만원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전액 삭감했다. 달서구를 지역구로 둔 황순자 대구시의원은 “대구시가 숙의 민주주의로 결정한 신청사 이전 사업을 손질해 변경한 상태로 신청사 사업 설계비를 내밀었다”며 “(대구시 안은)부지 매각 등 규모 축소가 전제 아닌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집행부인 대구시는 아예 주무부서인 ‘신청사건립과’를 없애기로 결정했다. 지난 15일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은 홍 시장은 “신청사건립과 직원 9명이 (앞으로) 1년 동안 할 일이 없어져 버려 부서를 잠정 폐쇄하고 직원들은 모두 다른 부서로 전출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대구시 신청사 사업을 추진하려면 설계 용역에 착수한 뒤 (신청사) 건립 재원 마련 방안을 마련하는 게 순서인데, 처음부터 못하게 (시의회에서) 봉쇄해버렸다”고 덧붙였다.

신청사 사업추진 시기 불투명 

양 측의 강 대 강 대결에 신청사 사업추진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내년 추가경정 예산안에 담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홍 시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잇따라 “재원마련 대책없이 신청사를 지어 내라는 억지는 참 어이없는 노릇”
“내년 (2024년도) 예산 심사 때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고 올렸다.

시의원들은 “예산을 심의한 동료 시의원들과 집회나 성명 발표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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