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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째 경기 둔화…수출 이어 소비까지 꺾였다

중앙일보

입력

정부의 경기 둔화 우려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경기를 지탱해온 국내 소비마저 꺾이면서 내수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진단이 더해졌다.

“수출 부진” 공식화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12월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12월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16일 ‘12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하고 “수출 및 경제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둔화가 우려되고 있다”며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는 중”이라고 밝혔다. 매달 발간하는 그린북을 통한 정부의 경기 둔화 진단은 지난 6월부터 이달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정부는 “수출 회복세 약화”라고 표현했지만,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수출 부진”이라고 명확히 하면서 경고 수위를 높였다. 그만큼 수출 지표가 악화했다. 지난달 수출은 519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603억3000만 달러)과 비교해 14% 감소했다. 반도체·석유화학·철강·선박 등 주력 품목 수출액이 1년 전보다 줄면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같은 기간 소비재·원자재 수입 증가세는 이어지면서 수입은 2.7% 늘었다. 이 때문에 지난달 무역수지는 70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내수까지 주춤…소매판매·서비스생산 감소

경기를 뒷받침하던 내수에서도 부진이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달까지 내수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지만, 이달엔 “회복 속도 완만”이라는 표현을 썼다. 지난 10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2% 감소하면서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0.7% 줄었다. 외식 등 서비스 소비를 알 수 있는 10월 서비스 생산은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카드 승인액을 통해 간접 추정이 가능하다. 11월 국내 카드 승인액은 1년 전보다 6.4% 증가하면서 10월(10.1%)보다 증가 폭이 둔화했다. 할인점 매출액은 1년 전보다 늘었지만, 백화점 매출액 증가 폭이 10월(7.0%)보다 둔화한 1.1%에 그쳤다. ‘통 큰 소비’를 위해 지갑을 여는 일이 줄고 있다는 의미다. 11월 내수 지표가 나올 때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달 86.5로, 1달 전보다 2.3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을 경우 소비 심리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최근 백화점은 실적이 좋고, 마트는 상대적으로 안 좋은 양극화가 이어졌는데 이번 백화점 실적 둔화는 몇 년 만에 큰 수준”이라며 “국민애도기간 등 이태원 사고의 영향이 백화점이나 음식·숙박 쪽엔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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