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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도끼 세금 3억 체납…1739억 떼먹은 도박업자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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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오른 래퍼 도끼.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오른 래퍼 도끼.

래퍼 도끼 등이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 국세청은 15일 고액·상습 체납자 6940명을 발표했다. 불성실 기부금 수령단체 31곳과 조세포탈범 47명의 인적사항도 공개됐다. 개인 체납액 1위는 50대 남성으로, 내지 않은 세금이 1739억원에 달했다.

국세청은 이날 개인 4423명, 법인 2517개 업체가 총 4조4196억원을 체납해 새로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들의 이름과 나이, 법인명과 주소지 등은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은 국세 2억원을 체납하고, 그 기간이 1년을 넘으면 고액·상습 체납자로 분류하고 인적사항을 공개한다.

체납자 명단엔 래퍼 도끼(DOK2·본명 이준경)가 포함됐다. 도끼는 힙합 경연 프로그램인 쇼미더머니의 프로듀서로 출연하고, 일리네어 레코즈 대표를 맡는 등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래퍼다. 그는 종합소득세 등으로 3억원을 체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배우 장근석의 어머니인 전혜경 트리제이컴퍼니 대표는 조세포탈범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 대표는 해외에서 얻은 소득을 자기 명의나 타인 명의 금융계좌로 이체해 은닉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축소했다. 법원에서 징역 2년6월과 집행유예 4년과 함께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았다. 종합소득세·법인세 등 18억5500만원의 세금도 내야 한다.

고액·상습체납자 중 체납액이 가장 많은 개인은 임태규(50)씨다. 종합소득세 등으로 1739억원을 체납했다. 두 번째로 액수가 큰 사람은 윤상필(46)씨로, 708억원을 내지 않았다. 임씨와 윤씨는 모두 인터넷 사설 스포츠도박, 이른바 ‘불법 토토’를 운영해왔다. 불법으로 운영하다 보니 수익을 전혀 신고하지 않다가 최근 적발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거둬들인 수익은 체납액의 2배 정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체납자 중에선 체납액 2억~5억원 사이가 3029명(68.5%)으로 가장 많았다. 50억원 이상 체납자는 37명으로 전체의 0.8%를 차지했다.

법인 중에선 부가가치세 등 236억원을 체납한 백프로여행사(대표 김성곤)의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주식회사 만성스텐·엠에스와이 주식회사·연합투어 등의 체납액도 각각 100억원이 넘었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 은닉재산을 찾기 위해 2006년부터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징수금액에 따라 5~20%의 지급률을 적용해 최대 3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한다. 국세청은 “공개된 체납자 명단을 참고해 은닉재산을 알고 있다면 적극적 신고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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