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스타' 전인지 작가 데뷔…2000만원에 팔린 그림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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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와 박선미의 그림 '새, 덤보를 만나다' 성호준 기자

전인지와 박선미의 그림 '새, 덤보를 만나다' 성호준 기자

LPGA 투어 스타인 전인지가 17일부터 1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본 화랑에서 전시회를 연다. ‘앵무새, 덤보를 만나다 : 호기심이 작품이 될 때’라는 제목으로다. 앵무새를 주로 그리는 박선미 작가와 전인지가 협업해 만든 전시회다. 전인지는 귀가 큰 아기 코끼리 '덤보'를 좋아한다. 그의 별명이자 팬클럽 이름이기도 하다.

전인지는 지난해 박선미 작가를 만나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전인지는 선생님인 박선미 작가와의 전시회를 목표로 지난 5월부터 작품활동을 했다. 전인지는 이제 어엿한 작가다.

본 화랑은 “미술과 스포츠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 있으면서도 대중과 소통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전하고자 하는 공통점을 가진 박선미, 전인지 두 작가는 예술을 매개로 가까워졌다”면서 “그림 세계와 골프 세계가 만나 호기심이라는 공통분모로 탄생한 두 작가의 새로운 스토리가 궁금하다”고 예고했다.

전인지의 그림 '루트'. 성호준 기자

전인지의 그림 '루트'. 성호준 기자

전인지는 대회 인터뷰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고 표정이 밝았으며 논리적이었다. 전인지는 “골프에서는 약간 의심을 가질 때가 있는데 작품은 내 생각들이 온전히 표현되기 때문에 설명하기가 더 편했다”고 설명했다. 전인지는 기자들에게 “이번에 전시회 마감 때문에 평소 안 마시던 커피를 마시고 밤을 새우고 했다. 마감을 가진 기자 등의 고생도 느낄 수 있었다”는 농담도 했다.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품은 새가 덤보를 만나다(Bird,m Meet Dumbo)다. 100호 짜리인 이 작품은 전시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2000만원에 팔렸다. 전인지는 전시회 수익금을 전부 기부할 예정이다.

덤보가 빨간색 물음표를 떨어뜨리고 눈물을 흘리며 추락하고 있다. 이를 앵무새가 바라보고 있다. 그림에는 지능, 언어능력, 공간 지각력 등의 영어 단어가 쓰여 있다.

전인지는 “나를 상징하는 덤보가 물음표를 떨어뜨리고 울고 있다. 나는 남의 말을 잘 듣고 호기심이 많았다. 그런 내가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는 인생에서 물음표가 희미해져 가고 있을 때다.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라는 고민 속에 살았다. 그 때 전시회에서 만난 선생님이 ‘인지 씨는 아홉 번째 지능을 가진 사람이에요’라고 했다. 그 한 마디가 나를 뒤 돌아보게 만들었고 내 삶을 바꿔줬다. 그런 걸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인지가 그린 '떨어지는 선(fall line).' 성호준 기자

전인지가 그린 '떨어지는 선(fall line).' 성호준 기자

전인지는 지난해 이맘때 바로 이 화랑에서 박선미 작가가 출품한 ‘9번째 지능’ 앞에서 오랫동안 눈길을 떼지 못했다. 톱 10 9번을 했지만, 우승이 없어 괴롭던 시절 세상을 향해 무언가 메시지를 던지는 앵무새의 눈을 보면서 평안을 얻을 수 있었다. 박선미 작가가 “인지씨는 9번째 지능, 즉 실존지능을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해 용기도 얻었다.
그림엔 그 9가지 지능을 넣었다. 덤보 옆에는 공간 지능과 운동 지능을 넣었고, 선생님을 뜻하는 앵무새 옆에는 지능과 언어능력 등이다. 전인지는 “파운더스 상을 받고 다시 작업할 때 선생님이 ‘인지 씨는 공감 지능이 하나 더 있는 것 같다. 그러니 남을 도와주는 상을 받지 않았을까’라고 해서 기분 좋게 그림에 공감지능을 추가하고 사인도 추가하고 작품을 완성했다. 선생님과 제가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했다. 쓰는 색들이 밝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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