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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은 혁명, 4·3은 폭동" 김광동 진실화해위원장 과거 발언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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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동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과거 보수성향 매체 ‘미래한국’에 기고한 칼럼에서 “5‧16은 4‧19를 계승한 민족 근대화 혁명”이라는 주장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2일 임기를 시작한 김 위원장은 “5·18 헬기 사격은 허위사실”이라는 등 역사인식을 드러내는 과거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김광동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지난 12일 취임했다. 진실화해위 제공

김광동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지난 12일 취임했다. 진실화해위 제공

김광동 위원장 “5‧16은 4‧19를 계승”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 ‘미래한국’ 칼럼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일으킨 5‧16 군사정변을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5‧16이란 4‧19를 계승하며 한편으론 공산주의에 맞서고 다른 한편으론 근대화를 향한 ‘싸우면서 건설하자’는 민족 근대화 혁명이었던 것”이라며 “5·16체제는 누가 뭐래도 60년간 대한민국이 만든 세계적 성공국가 모델을 만든 민족사와 세계사에 빛나는 혁명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의심하고 모독하는 것은 우리가 이룬 위대한 업적과 대한민국에 대한 자해 행위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5‧18 헬기사격은 허위사실, 4‧3은 폭동” 주장  

김 위원장은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건 허위사실”이라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쓴 적도 있다. 2020년 10월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 정책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역사 인식 문제에 대한 국가의 파시즘적 통제’라는 제목의 논문이었다. 이 논문에서 그는 “5·18 광주 민주화 시기 헬리콥터로 기관총 사격을 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명백한 허위사실로 확인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군의 헬기 기총 소사가 존재했다고 인정한 사법부의 판단과도 배치된 주장이다. 2011년에는 6월29일 제주에서 열린 ‘제주4·3사건 교과서 수록방안 공청회’에서도 “4·3을 남조선로동당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세력에 의한 폭동”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다.

김 위원장의 역사 인식이 문제가 되는 건 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군부 등에서 자행한 국가폭력에 대한 피해를 규명하고 국가의 책임 드러나면 사과를 권고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지난 12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진화위는 과거 국가폭력의 진실을 밝히고자 설립된 기관이다”며 “대통령이 ‘진실’과 ‘화해’를 위한 국가의 위원회의 수장에 5⸱18의 진실을 왜곡하는 인사를 내정한 것은 5⸱18정신을 통한 국민 통합과 역사의 진실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2008년 출간된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인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대안교과서)의 집필에 참여해 임명 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뉴라이트 활동 인사가 진실화해위 위원장에 임명된 것은 1기 진실화해위 3대 위원장에 임명된 이영조 시장경제와민주주의연구소 이사장 이후 두 번째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취했으나 받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화해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방향에서 진상규명을 다해야 할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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