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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들 한방에 구속? "경찰·소방·용산구청 영장 일괄 신청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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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부실대응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영장이 청구된 경찰 간부 4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지난 5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과 정보보고서 삭제 의혹으로 영장이 청구된 경찰 간부 4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지난 5일 오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구속된 경찰 측 피의자들을 13일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핼러윈 인파 우려 내용이 담긴 정보보고서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증거인멸교사)로 지난 5일 구속된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과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경정)이 대상자다.

박 전 부장은 참사 발생 사흘 뒤인 지난달 1일 일선 경찰서 정보과장들이 모인 메신저 대화방에서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는 취지로 지시하고 이후 김 전 과장과의 통화에서도 같은 주문을 반복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 전 과장은 문제의 보고서 삭제를 작성자가 거부하자 회유하고 결국 작성자가 아닌 다른 정보관에게 지시해 문건을 작성자의 PC에서 삭제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수본은 작성자의 PC에 저장된 파일을 삭제한 용산서 정보관에 대해선 같은 날 불구속 상태로 송치할 계획이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 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추모 공간. 연합뉴스

특수본은 입건 당시 김 전 과장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적용했지만 송치과정에선 이 혐의를 배제했다. 특수본 관계자는 “보고서 삭제 시점이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상급자의 증거인멸 행위에 동조한 것으로 판단돼 증거인멸로 의율하고, 직권남용은 불송치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소방·용산구청 등 ‘일괄 영장 신청 카드’ 만지작

 특수본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총경)과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에 대한 보강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수본은 지난 9일엔 송 전 실장을, 지난 11일엔 이 전 서장을 불러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지난 5일 이 전 서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특수본은 112 상황보고서에 이 전 서장의 현장 도착 시각을 약 48분 앞당겨 기록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 규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한때 ‘경찰측 피의자 우선 처리’ 방침을 세웠던 특수본은 이 전 서장 등 주요 피의자들과 함께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용산구청, 서울교통공사, 소방 등 경찰 외 타 기관의 주요 피의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한꺼번에 신청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의 공동정범으로 꼽히는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동시에 신청해야 신병 확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 때문이다.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이 영장 신청 대상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경찰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회 방문회의에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경찰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태원 사고조사 및 안전대책특별위원회 방문회의에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수뇌부에 대한 소환 일정은 이 전 서장 등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경찰 최고 수장인 윤희근 경찰청장 다음으로 계급이 높은 최고위직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2일 1차 소환조사를 마쳤다.

 특수본은 이날 오후 2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받는 최원준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을 소환했고,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소속의 재난안전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이어나가고 있다.

 한편 특수본은 소방청의 참사 당일 대응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중앙통제단)을 당일 오후 10~11시에 운영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아울러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가 참사 발생 직후 상황판단회의를 개최한 뒤 2분 만에 현장으로 이동했다고 기록된 대응상황보고 문건의 진위 여부도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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