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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우면 방광 과민해져 배뇨 문제, 내복 입고 반신욕 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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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7호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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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강력한 한파가 찾아온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직장인이 추운날씨에 양손으로 귀를 덮고 출근하고 있다. 2022.12.14.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강력한 한파가 찾아온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직장인이 추운날씨에 양손으로 귀를 덮고 출근하고 있다. 2022.12.14. kch0523@newsis.com

추운 겨울엔 방광이 예민해진다. 소변 보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소변을 참지 못해 화장실을 쉴 새 없이 들락거리고, 어디를 가든 항상 화장실 위치부터 알아두려 한다. 이것이 스트레스·불안감의 원인이 된다. 화장실에 도착하기도 전에 소변을 지리기도 한다. 건국대병원 비뇨의학과 김아람 교수는 “겨울이 되면 비뇨기과는 과민성 방광, 절박성 요실금 같은 환자로 넘쳐난다”며 “온종일 소변이 마려운 느낌 때문에 힘들어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겨울에 방광이 과민해지는 원인의 하나는 추운 날씨 때문이다. 김 교수는 “추위를 느낄수록 소변이 마려운 느낌도 강해지는 이유는 뇌에서 추위를 인지하는 부분과 소변을 배출하라고 방광에 신호를 전달하는 신경이 상호 작용하기 때문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연말에 잦은 술자리 등으로 소변량이 많아지는 것도 원인의 하나다. 김 교수는 “방광이 과민해지고 수분 섭취가 많아지면 빈뇨·절박뇨 등 증상이 심해진다”며 “소변이 급해서 집에 서둘러 갔음에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더는 참을 수 없어 옆에 사람이 있는데도 실수를 했다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젊은층 배뇨 문제는 심리적 원인 많아

일반적으로 성인의 방광 용적은 평균 400~500mL로, 방광에 300mL 정도 소변이 차면 소변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서 3~4시간은 요의 없이 생활하다 잔뇨감 없이 소변을 배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방광이 과민해지면 약간의 소변이 방광에 모여도 요의를 느낀다. 소변량이 적어 배뇨 시간이 짧고 잔뇨감·불쾌감이 있다. 배뇨 형태는 서서히 변형되기 때문에 본인의 배뇨 형태가 잘못됐다는 것을 자각하기 어려운 경우가 꽤 있다. 배뇨에 문제가 되는 경우는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참을 수 없는 배뇨감이 나타나는 ‘요절박’ ▶자다가도 소변 때문에 깨는 ‘야간뇨’ ▶화장실에 가다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소변을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 등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과민성 방광과 요실금 같은 질환은 여자의 병으로 알려졌지만 남자도 예외가 아니다. 남자에게서는 대개 전립샘 질환이 과민성 방광, 요실금 등을 야기한다. 전립샘이 비대해져 요도를 압박하면 소변이 잘 나오지 않게 되는데 이때 방광은 소변을 내보내려고 과도하게 수축한다.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차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소변이 마렵고, 참을 수 없어 화장실에 가는 중에 소변이 흘러나온다. 전립샘비대증 환자의 약 40%가 요실금을 겪는다.

특히 겨울에 전립샘비대증 환자는 평소보다 소변보는 것이 더 어려워진다. 추위로 교감신경이 항진해 전립샘이 수축하면서 요도를 더 압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감기 치료를 위해 먹는 약들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콧물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 성분과 기침을 억제하는 에페드린 성분이 들어있는 감기약은 전립샘과 요도의 이완을 방해한다. 김 교수는 “겨울에는 소변을 한 방울도 보지 못하는 급성요폐로 응급실에 오는 남성 환자가 증가한다”고 말했다.

젊은 연령에서의 배뇨 문제는 심리적 요인이 주된 원인의 하나다. 김 교수는 “스트레스·긴장으로 인한 자율신경계 변화가 방광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달리기하기 전에 긴장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소변 보는 것으로 스트레스가 심하면 부끄럽다는 이유로 병원 가기를 주저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좋다. 야간뇨가 있으면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깨는 탓에 피로감이 커진다. 또 한밤중에 급하게 화장실을 오가다 넘어져 낙상·골절 위험이 커진다. 김 교수는 “과민성 방광이 심해지면 요실금으로 악화하는데 가족에게까지 이를 숨기며 기저귀를 차고 사는 환자가 많다”며 “요실금을 방치하면 위생이 좋지 않아 방광염이 발병하기도 한다. 방광염은 항생제로 치료하기 때문에 이게 반복되면 항생제 내성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배뇨 이상은 기본적으로 과민성 방광 치료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과민한 방광을 먼저 치료해본 뒤 증상의 경과에 따라 추가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김 교수는 “날이 좀 따뜻해지면 배뇨 증상이 좋아질 수는 있으나 겨울이 되면 재발하므로 계절에 상관없이 충분한 기간 치료받는 게 좋다”며 “소변 문제로 인한 불안·초조는 방광을 과민하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므로 이런 상태를 끊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치료할 땐 생활습관을 교정하면서 약을 꾸준히 먹는다. 증상이 좀 나아졌다고 자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했을 때 처음부터 다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김 교수는 “약물치료가 부담될 수 있지만 새로 나오는 좋은 약제가 많고 부작용도 별로 없어서 적은 용량부터 시작해 장기간 치료해도 무리 되지는 않는다”며 “약물치료가 아주 싫으면 방광 안에 6~8개월 간격으로 보툴리눔 톡신 주사를 맞는 표준 치료도 있다”고 말했다.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로 조절이 잘 되면 주치의와 상의해 약을 감량하거나 조기에 끊을 수 있다.

배뇨일지 쓰면 잘못된 생활습관 파악

겨울에 비뇨기를 건강하게 하는 생활습관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 교감 신경이 과민해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내복을 챙겨 입고, 외출 시 목도리·귀마개 등을 해 몸을 따뜻하게 할 것을 권한다. 전립샘비대증 환자가 아침에 경직된 근육 등으로 소변을 보기 힘들면 20분 정도 반신욕을 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 또 감기약을 먹어야 할 때 전립샘비대증이 있다고 알려 항히스타민·에페드린 성분이 빠진 약을 먹는다.

배뇨일지를 쓰면 잘못된 생활습관과 증상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소변을 몇시에 얼마나 봤는지 적어보는 방법이다. 정확한 용량을 적긴 어렵겠지만 작은 종이컵(150mL) 분량으로 대략 가늠해보면 된다. 1회 소변량은 200~300mL, 하루에 6번 정도 보는 게 적당하다. 김 교수는 “본인이 소변을 얼마나 자주 보고, 밤에 몇번이나 깨 화장실에 가는지 스스로 파악하면 놀라는 경우가 많다”며 “커피나 물을 저녁에 많이 마신 게 문제였다는 점 등을 파악해 고쳐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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