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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미소 가진 브루클린의 오바마" 美 민주당 새 원내대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의회 역사상 최초의 흑인 원내 사령탑, 백인 남성이 없는 원내 지도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새롭게 꾸려진 미 하원 민주당 지도부는 이처럼 두 가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도부 나이도 기존 80대에서 40~50대로 낮아져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CNN,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 하원 민주당은 이날 새 원내대표에 하킴 제프리스(52) 의원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첫 흑인 원내대표이자 낸시 펠로시 이후 20년 만의 새로운 민주당 하원 수장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에 오른 하킴 제프리스가 연설하고 있다. 원내총무가 된 캐서린 클라크 의원(왼쪽)과 코커스 의장이 된 피트 아길라 의원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에 오른 하킴 제프리스가 연설하고 있다. 원내총무가 된 캐서린 클라크 의원(왼쪽)과 코커스 의장이 된 피트 아길라 의원이 이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새 지도부는 다양성을 추구했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 제프리스 의원과 함께 일할 원내총무는 여성인 캐서린 클라크(59) 의원이, 코커스 의장은 라틴계 남성인 피트 아길라(43) 의원이 맡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의회 역사상 백인 남성이 없는 원내 지도부는 처음"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세대가 민주당을 이끌 시간이 왔다"던 펠로시의 말처럼 지도부 3인의 연령도 펠로시 등 이전 지도부보다 20~30년가량 젊어졌다.

민주당 하원 내에선 "다양성을 대표하는 지도부"(일한 오마르 의원) "최근 수십 년간 민주당의 가장 중요한 세대교체"(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 의원) 등의 반응이 나왔다.

현지 언론은 첫 흑인 원내대표가 된 제프리스 의원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제프리스는 원내대표 선출 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젊은이와 노인들, 이민자들, 참전 용사들, 가난하거나 아픈 이들, 고통받는 사람 등 미국 국민을 위해 싸우겠다"며 "그것이 우리의 이야기이고 우리의 유산이며 우리의 가치관이자 약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CNN은 "다른 중진 의원들이 펠로시 후임 자리를 기다리다 포기하고 장관이나 상원의원 등 다른 자리로 가면서 제프리스는 비교적 빨리 원내대표 자리에 오르게 됐다"고 전했다.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하킴 제프리스가 지난달 30일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된 하킴 제프리스가 지난달 30일 연설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제프리스는 자신이 태어난 뉴욕 브루클린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뉴욕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일하다 2006년 뉴욕주의회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2년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11·8 중간선거에서도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2012년 하원의원에 도전했을 당시 '브루클린의 버락 오바마'로 불리며 주목받았다. 에드 코흐 전 뉴욕시장은 "제프리스와 오바마 전 대통령 모두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자 똑똑하고 멋진 미소를 가졌으며 잘 생겼다"고 말했다.

제프리스는 과거 "강경 좌파에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정치 성향이 중도 좌파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 내 대표적인 '트럼프 저격수'였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트럼프의 강성 지지자들을 자주 비판했으며 2019년 트럼프에 대한 1차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킬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제프리스는 2020년 상원에서 트럼프 탄핵 관련 발언을 하며 힙합 래퍼의 말을 인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힙합 음악의 열렬한 팬 으로 '힙합 온 더 힐'이란 이름의 연례 모금 행사도 열고 있다고 한다.

제프리스 의원은 내년 1월 시작되는 제118대 의회에서 민주당을 이끌게 된다. 여당의 원내 사령탑이지만, 하원에서 민주당이 소수당이 되면서 다수 의석을 가진 공화당을 상대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도 떠안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지난달 29일 철도 파업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지난달 29일 철도 파업과 관련해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미 하원은 철도노조 파업을 막는 합의 강제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90표, 반대 137표로 가결 처리했다. 이 법안은 지난 9월 백악관이 중재한 철도 노사간 잠정 합의안을 강제하는 내용이다. 다만 이 법안은 상원 통과란 관문이 남아 있다.

앞서 미 철도노조 12곳 중 4곳이 이 합의안을 거부하며 오는 9일 파업을 예고하자 미 의회는 30년 만에 철도 파업 개입을 결정했다. 미 의회는 철도노동법에 따라 노사가 부결시킨 합의를 받아들이도록 개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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