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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있어야 대한민국 평균…집값 폭등에 부자만 더 부자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산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른바 ‘있는 사람’은 더 많은 자산을 가지게 됐고, ‘없는 사람’은 순자산이 줄었다. 올해 초까지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자산 가치가 큰 폭으로 오른 영향이다. 지니계수 등 분배지표로 본 소득 격차도 악화했다.

28일 서울 강남구 대모산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의 모습. 뉴스1

28일 서울 강남구 대모산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의 모습. 뉴스1

5억 가져야 대한민국 평균

1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당 평균 자산은 5억4772만원으로, 지난해(5억253만원)보다 9% 올랐다. 가구 자산 중 실물자산이 평균 4억2646만원, 금융자산이 1억2126만원을 차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평균 자산이 5억원을 넘었는데 올해 역대 2번째로 높은 자산 증가율을 보이면서 또다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으로 따지면 4억5602만원이 가구 평균이다.

자산 가격 상승은 빈익빈부익부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순자산 기준 상위 20%(5분위)의 순자산은 14억1490만원으로, 지난해(12억8519만원)보다 10.1%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위 20%(1분위)의 순자산은 1024만원에서 1010만원으로 줄었다. 상위 20%와 하위 20%의 차이는 14억480만원에 달한다. 역대 최고다.

상위 20%가 하위 20%의 140배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자산 양극화 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인 순자산 5분위 배율은 140.1배를 기록했다. 상위 20% 가구가 하위 20% 가구보다 140배 이상의 부동산과 돈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125.5배)와 비교하면 14.6배 포인트 증가했다.

자산 증가를 이끈 건 부동산이다. 순자산 5분위의 경우 가구당 평균 16억2471만원을 보유했는데 이 중 83%인 13억4841만원이 실물자산이었다. 1년 전(12억1702만원)보다 1억3139만원 늘었다. 실물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는 매년 3월을 기준으로 하는데 문재인 정부 막바지까지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게 자산 격차로 이어졌다.

지원금 줄자 소득 분배지표도 악화

자산 격차를 따라잡기 위한 수단은 소득인데, 소득 관련 분배지표도 악화했다. 지난해 근로소득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가구 평균 소득은 6414만원으로, 전년보다 4.7% 증가했지만, 소득 격차가 커졌다. 지난해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 지원금이 전년보다 줄면서다. 2020년에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12조2000억원이 지급됐지만, 지난해는 국민지원금 집행 규모가 8조6000억원이었다. 대신 소상공인 피해지원 규모가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는 지난해 0.333으로 2020년(0.331)보다 높아졌다. 지니계수는 1에 가까워질수록 불평등한 상태를 의미하는 지표다. 소득 5분위배율은 지난해 5.85배에서 올해는 5.96배로 올랐다. 상위 20%의 소득 평균값이 하위 20%의 6배 수준이라는 뜻이다. 66세 이상의 처분가능소득 5분위배율은 같은 기간 6.62배에서 6.92배로 0.3배 포인트 올라갔다. 은퇴 연령층의 분배 악화가 전체 평균보다 심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산가격이 상승하면서 빈부 격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자산 하락기엔 겉으로는 분배지표가 개선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경기둔화가 저소득층의 임금 감소나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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