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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셈부르크 왕실은 6·25 노병을 잊지 않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6·25전쟁 때 룩셈부르크군에 배속된 참전 유공자를 만난 기욤 대공세자(오른쪽). [연합뉴스]

6·25전쟁 때 룩셈부르크군에 배속된 참전 유공자를 만난 기욤 대공세자(오른쪽). [연합뉴스]

노병은 대뜸 거수경례부터 했다. 경례를 받은 이는 노병과 반갑게 악수했다.

기욤 장 조세프 마리 룩셈부르크 대공세자가 29일 오후 3시 서울 전쟁기념관 6·25전쟁 룩셈부르크 참전비에서 룩셈부르크 소대 참전 유공자 김성수(97) 옹과 함께 참배했다. 김 옹은 룩셈부르크 소대 표식이 달린 갈색 베레모를 기욤 대공세자에게 보여주면서 “A 컴퍼니(중대) 룩셈부르크 플러툰(소대)”이라고 말했다. 기욤 대공세자는 김 옹의 나이를 듣고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만나서 영광이다. 복무에 감사한다”고 말한 뒤 걷는 게 불편한 김 옹의 손을 잡고 함께 다녔다.

기욤 대공세자는 한·룩셈부르크 수교 60주년을 맞아 프란츠 파이요 경제부 장관 등 경제사절단 70여명과 함께 27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번이 네 번째 방한이다.

룩셈부르크는 서유럽의 소국이다. 넓이는 서울의 4배(2586㎢) 정도며, 인구는 64만 명 수준이다. 지난해 국민소득(1인당 GDP 기준)이 13만 1302 달러(2021년 IMF)로 전 세계서 가장 높다. 6·25 전쟁이 일어난 1950년 당시 룩셈부르크는 형편이 넉넉지 않았다. 그런데도 한국을 돕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6·25는 룩셈부르크가 해외에 파병한 유일한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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