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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팬데믹 대비, 국제 협력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2022 글로벌보건안보구상 장관급 회의가 28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렸다. 사진은 환영사 중인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우상조 기자

2022 글로벌보건안보구상 장관급 회의가 28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렸다. 사진은 환영사 중인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우상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감염병 위기는 보건의 문제를 넘어 사회 안보와 연관돼 있다는 것, 그리고 한 국가를 넘어 전 세계적 문제가 된다는 걸 경험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 감염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28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보건안보구상(Global Health Security Agenda·GHSA)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한 말이다. 질병청은 보건복지부·외교부와 공동으로 오는 30일까지 ‘미래 감염병 대비, 함께 지키는 보건안보’를 주제로 제7차 GHSA 장관급 회의를 연다. GHSA는 생물테러, 신종 감염병 등 글로벌 보건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협의체로, 2014년 출범했다. 현재는 71개 회원국과 10개 국제기구, NGO, 학계가 참여한다. GHSA 장관급 회의가 대면으로 진행된 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이다. 회의에는 미국·인도네이사 등 GHSA 회원국과 세계보건기구(WHO)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 막바지에는 GHSA의 향후 계획을 담은 신(新)서울선언문을 채택한다. 이날 백 청장에게서 지난 3년간 한국 정부의 팬데믹 대응에 대한 평가와 글로벌 보건안보 이슈에 대해 들어봤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공중 보건 정책에 미친 영향은.
“과거 사스와 메르스는 일부 국가에서만 유행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팬데믹이 아니다. 코로나19는 지난 3년 동안 세계적으로 6억3500만명을 감염시켰고, 660만명을 숨지게 했다. 백신과 치료제 확보 과정에서 나타난 자국 우선주의는 감염병 이슈가 국가 간 외교·안보 문제로도 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짧은 기간 국제적 연대를 통한 백신·치료제 개발이 이뤄진 점, 특히 신속한 mRNA 백신 개발이 성공한 점은 긍정적인 영향으로 본다.”
지난 3년간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한다면.
“팬데믹 유행 초기 촘촘한 3T(검사·추적·치료) 전략을 통해 전면 봉쇄조치 없이 감염 확산을 최소화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확보된 이후엔 고위험군 관리 중심으로 전환해 일상 회복을 지원했다. 덕분에 치명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두 번째로 낮고 경제 회복 속도도 빠른 편이다. 다만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 추진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사회·경제적 피해가 나타났고, 이 피해가 취약계층에게 집중된 점은 안타깝다. 또 정보 전달의 어려움으로 백신 신뢰가 약화한 부분도 아쉽다.”
다음 팬데믹이 오기 전 보완돼야 할 점은.
“한국은 대체로 위기에 잘 대처한 국가로 평가받았지만, 감염취약시설 관리 등 일부에서 취약점이 발생했다. 미지의 감염병(Disease X) 발생 시 신속하게 원인을 규명할 수 있는 감시 체계와 진단법 개발, 진단 시약 대량 생산 등 관리체계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요양병원이나 시설 내 감염병 전용 병동 설치 등 감염 취약시설 관리 제도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번 GHSA 개최의 의미는.
“감염병 위기가 사회·경제적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을 전 세계가 경험했다. 2015년 GHSA 서울선언문을 발표하면서 감염병 대비 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부족한 점이 드러났다. 이번에 보완할 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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